(14)-윤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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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람은 누구나 생각하는 사람은 삶의 마음의 태도를 생각하게 되는 것을 알수가 있다.
참된 생활은 오직 현재 속에만 있다.
현재 있는 것만이 오직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이 순간을 값있게 살아야겠다는 것, 오직 그것에 대해서만 온 정신력을 쏟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살아가는 시간들을 영원한 오늘로 생각하고 전신전력을 투구,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성실을 바쳐야 할 것이다.
즉, 과거는 이미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닥치지 않았으며 존재하는 것은 오직 현재 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문하는 사람이나 예술하는 사람이나 사업하는 사람이나 다 이러한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신라문화나 백제문화도 모두가 영원한 현재에 삶을 이루어 놓은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예술을 만든 사람들은 무명의 위대한 인물들이지만 영원히 남아있는 것이다.
학문에 있어서나 예술이나, 사업에 있어서나 현재를 산다는 정신으로 생활하는 시기는 30∼40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자기의 분야에서 영원히 남을 일들을 해놓아야 한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유기화학 강의시간에 화학자 「에밀·피셔」의 위대한 업적을 듣고, 나도 저렇게 영원히 칠판에 씌어지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것이 일생을 학문에 바친 동기의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것은 연령에는 관계가 없고, 마을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는 일이다.
독일의 조직학자 「괴리겔」은 서반아의 신경조직학자 「라모이·가할」의 논문을 읽기 위하여 70이 넘어서도 「스페인」어를 공부하여 그 논문을 읽었다고 한다.
과학자가 실험연구를 하는 것도 현재에만 있는 것이지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볼 수 있다.
예술가도 현재 순간의 계속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영원한 오늘이 연속되어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 남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자기가 살고있는 시대의 발자취가 후대에 계승되어 다시 발전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사회는 발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원한 오늘의 정신을 가지고 산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식물학자가 식물에 미쳐서 식물학이 발달되었고, 동물학자가 동물에 전념해서 동물학이 발달된 것이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예술에 미치지 않고서는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가 없다.
이러한 사람들은 다 영원한 오늘, 즉 어제나 내일이 없는 정신으로 일했을 뿐인 것이다.
우리가 연구하거나, 작품을 만들거나 영원한 현재의 순간만이 존재할 뿐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서 후세에 넘겨줄 수 있는 일들을 해야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신적 유산을 제작할 수 있는 무명의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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