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소함 인양의 파문|미 CIA 「제니퍼 계획」 그 내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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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하와이」 서북방 7백50「마일」지점 태평양에 침몰된 소련 핵 추진 잠수함을 인양하는 이른바 미 CIA의 『「제니퍼」계획』이 밝혀지자 미국에서 정치 문제화되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 CIA가 2억5천만「달러」이상을 들여 극비리에 진두 지휘한 이 계획에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쓴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는 비판에 미 CIA는 적지 않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쿠데타」 개입설·위장 잠입설·관여설 등 걸핏하면 구설수에 올라 골머리를 썩힌 미CIA는 이번만은 참을 수 없다는 듯 과거의 공을 내세워 해명에 급급할 정도.
미 의회는 이 사건이 터진 후 미 CIA의 독주에 쐐기를 박을 양으로 기세를 가다듬고 있는 실정.
『「제니퍼」 계획』은 비밀을 철칙으로 하는 미 CIA가 「베일」의 거부 「하워드·휴즈」와 극비리에 손을 잡은데서 처음부터 비밀이었다.
미 CIA는 작년여름 당시 「닉슨」 행정부 지원으로 2억5천만 「달러」이상을 들여 소련 핵 추진 잠수함을 인양, 「미사일」 정보를 얻는 이 작전에 들어갔다. 「하워드·휴즈」계 회사에 돈을 대 인양을 위한 「글로머·익스플로」호를 만들었고 시작 당시부터 태평양의 심해에서 광석을 채취하는 작전인 것으로 위장도 철저히 했었다. 「칼럼니스트」「잭·액더슨」에 의해 폭로된 이 계획과 비슷한 것에 미국은 과거 50년대부터 막대한 돈을 써오긴 했다.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 CIA 개입의 이유가 무엇이냐는 비판에 미 CIA는 소련의 군사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과거부터 막대한 자금을 뿌렸다고 응수, U-2 고공 정찰기 사건 등을 예로 들고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공과를 따져 볼 때 지난 56년 「흐루시초프」가 반「스탈린」 선봉에서 공격한 연설을 빼낸 공작도 실은 미 CIA가 참여해서 한 것이었다고 주장, 『정보 수집은 곧 거금이 뒤따른다』고 CIA 활동이 어떤 면에서는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대국이 힘이 있는 한 『「제니퍼」계획』같은 형의 작전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국은 현재 CIA 규제 필요성과 비밀 필요성이라는 양론에 부닥쳐 정치 문제화 된 후에 어떻게 낙착될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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