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경기 협회 허호영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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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민속 경기 협회가 처음으로 발족, 오는 30, 31일 연날리기와 널뛰기, 제기차기 대회를 전국적으로 연다.
무형 문화재 49호 「송파 산대놀이」의 기능 보유자인 협회장 허호영씨(62)는 『쇠퇴한 우리의 민속놀이를 체계 있게 부활, 연중행사로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협회가 관장할 민속 경기는 전래의 「그네뛰기」 「연날리기」 「씨름」 「널뛰기」 「제기차기」 「활쏘기」 「팔씨름」 등 7가지. 우선 오는 30, 31일에 5·16 광장서 연날리기를, 한양공고 운동장에서 널뛰기와 제기차기 대회를 열고, 4월에 그네뛰기, 5월에 팔씨름·활쏘기, 6월에 씨름, 그리고 추석 때 종합적으로 경기를 갖는다고―.
허씨는 서울 성동구 송파동에서 태어나 선친 허윤씨를 따라 14세부터 산대놀이를 시작했고 16세부터는 씨름으로 전국 선수권을 휩쓸어 여러 마리의 황소를 탔다. 그래서 씨름 협회의 이사장과 부 이사장직을 15년간 지냈으며 지난해엔 TV 팔씨름 대회의 주심을 맡기도.
그는 우리의 경기가 외래 경기에 너무 눌림만 받아 왔고 외국에 원정하지 못하는 경기는 경기로 치질 않아 왔다고 말하면서 체계 있는 부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씨름·그네·활쏘기 등은 그 동안 전국 대회가 있었지만 널뛰기·제기차기 등을 경기로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 널뛰기는 고도와 기교·자세를 채점하고, 제기차기는 원제기·설렁제기·우지좌지의 3종목으로 나누고 원제기는 한쪽 발로 한번 차는데 l점, 설렁제기는 발을 땅에 대지 않고 한 번 차는데 1.5점, 우지좌지는 양발을 쓰고 한번 차는데 2점씩 채점한다는 것이다. 또 연날리기는 묘기와 베어먹기를, 그네뛰기는 고도와 시간을 채점한다고.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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