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속 잇단 대 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저녁과 13일 새벽사이에 서울대의대 간호학과 기숙사와 풍전상가(서울중구인현동 73의1)등 서울시내 두 곳에서 또 큰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대왕「코너」, 「뉴남산호텔」등 잇단 대규모 화재에 놀란 시민들은 『또 불이냐』면서 화재의 위협속에 지내야할 월동을 걱정했다.
12일 하오 5시20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대의대간호학과 기숙사 신관3층에서 촛불이 휴지통에 인화. 불이나 3층 목조「슬레이트」연건평 9백23평 가운데 2백89평 22개의 방을 모두 태우고 1시간만인 6시20분쯤 진화됐다.
이 기숙사에는 간호학과 3,4학년 1백60명중 41명이 기숙하고있었으나 대부분이 다른 건물에 있는 식당으로 식사를 하러나가거나 기숙사에서 뛰쳐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추산 피해액은 4백만원.
불은 314호실에 기숙중인 김계숙양(23·간호학과3년)이 하오2시50분쯤 길이20cm, 지름3cm의 장식용 촛불을 방에 켜놓고 하오3시15분쯤 외출, 촛불이 모두 타 옆에 있던 휴지와 신문지, 침대에 옮겨 붙어 일어났다는 것.
경찰은 김양을 실화혐의로 입건했는데 김양은 경찰조사에서 『촛불이 타들어 가는 것이 보기가 좋고, 방 분위기가 아늑해 평소에도 촛불 밑에서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글을 썼고, 이날도 불을 켜놓은 채 깜박 잊고 외출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15년전에 1,2층만 「콘크리트」건물로 지었다가 5년전에 3층을 목조로 증축한 것이다.
한편 학교측은 간호학과만 화재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당분간 임시 휴강키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