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농구 「팀」 전격 해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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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육군농구「팀」이 지난1일자로 해체되었음이 뒤늦게 알려져 「스포츠」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전격적인 해체의 이유에 대해서 공식발표는 없으나 지난30일 제3회 대통령배쟁탈 전국남녀농구대회 결승전에서 심판의 판정이 부당하다고 육군 「팀」이 불복 항의, 「게임」이 중단된 사건이 직접적인 동기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육군 「팀」은 「게임」의 승패를 그대로 확정짓고만 판정을 『명백한 오심』이라고 주장, 도저히 승복할 수 없으며 편파적 판정이 풍토화 되어버린 농구계의 병폐를 뿌리뽑기 위해 「팀」 해체란 실력행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陸軍 「팀」은 지난 30일 기은과의 결승전에서 김종화 부심이 「게임」 종료직전 육군 「팀」의「파울」 선언에 항의, 1시간 반 동안 「게임」속행을 지연시켰다가 31일 농구협회에 항의문을 제출, 『육군 「팀」은 이제까지 편파적 판정 때문에 항상 일반실업「팀」들에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고 밝히고 『이번의 심판판정문제가 공정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협회에의 둥록 취소와 함께 앞으로 모든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협회는 30일 밤과 31일 상오 두 차례의 긴급이사회에서 문제의 심판판정이 정당하다고 결론짓고 l일에 경기를 속행토록 결정, 육군「팀」의 항의를 완전히 묵살하고 말았다.
이에 자극반은 육군 「팀」은 1일 전격적으로 「팀」 해체, 선수들울 전속발령했는데 협회는 뒤늦게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육군 「팀」의 해체 소식을 전해들은 「스포츠」계에서는 육군의 해체이유를 이해하지만 대학과 실업간의 교량으로서 해군 「팀」과 함께 한국농구의 중추역할을 했던 실적을 들어 너무나 성급한 조치가 아닌가하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결 같이 해단 결정이 취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이런 사태를 사실상 촉발케 한 농구협회에 대해선 신랄한 비난성이 일구있다.
30일의 사건을 처리하는 모든 과정이 농구규칙을 벗어났었다(3일자 「시그널」난 참조)는 점은 차치하고 일단 육군의 소청을 받아들여 경기를 중단시켰으면 심판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판정을 『공정하게 심사』케 하는 것이 비록 차선책이긴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당연히 취할 길이었다는 것.
이 경우 그날 경기를 관전한 협회임원이나 농구전문가들이 대부분 김종화 심판의 판정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므로 육군선수의 「파울」선언을 번복하는 것이 「공정한 심사」에 가까왔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협회이사회는 판정을 부당하다고 보아 김종화씨에 대해선 자격정지조치를 취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판정이 옳았다고 했으니 스스로 모순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한 협회는 육군 「팀」이 지난1일 이미 고위층의 결재로 해체가 결정된 줄도 모르고 1일의 속개 경기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팀」에 기권 패』라는 촌극까지 연출하고 말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래 전부터 금품수수에 의한 편파적 판정소문이 파다한 농구 심판계는 시급히 정화되어야 한국농구가 사멸의 위기를 벗어날 것이라고 「팬」들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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