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첫 장관급 회담 … 상설 연락기구 설치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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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이 장관급 회담을 열었다. 중국 대표인 장즈쥔(오른쪽)과 대만 대표 왕위치. [신화=뉴시스]

양안(중국과 대만)이 11일 분단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장관급 회담을 열어 당국 간 접촉 정례화를 위한 상설기구 설치에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양안 통합 논의가 비정부 차원에서 정부 차원으로 격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1993년 4월 27일 싱가포르에서 민간 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양안 군사 대치를 끝내고 대화를 위해 첫 회담을 개최한 이후 21년 만이다.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이 참석했다. 둘 다 장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관리다. 장 주임은 회담 후 “양측이 상시적인 연락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들을 해 나가기로 했다. 이 기구는 쌍방의 소통과 이해를 넓히고 양안의 교류를 통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서로 협의해 처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구의 구체적인 역할과 권한, 설치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서 양안은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92컨센서스(共識)’를 바탕으로 당국 차원의 통합 노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양안 대표는 이 밖에도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처 상호 설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경제공동체 참여 ▶양안 정부기구 간 상시 대화채널 구축 ▶언론 매체 상호 상주 허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핵심 현안인 신문 정보의 상호 교류와 언론매체 상주 허용,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 협상 등의 이번 회담에서 원칙적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발표되지는 않았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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