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 앞서 잇단 철거령 역주변 주민들 취소 진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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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시가 지하철개통에 따른 도심지미화를 이유로 무허가 주택현지개량사업지구에 들어선 판잣집들을 철거키로 해 서민들의 주택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 당국은 오는 8월15일 개통될 지하철 종로선의 연변과 역사주변을 정비한다는 이유로 8월 들어 불량주택 현지개량지구인 시내 동대문구 제기2동18통 일대를 비롯, 동대문구 신설동 15통 일대 등에 들어선 무허가건물들을 철거키로 했다.
이들 현지개량지구는 서울시가 무허가 주택밀집지대개발계획으로 주민들을 이전시키지 않고 불량주택을 현지 개량 후 재입주 시키기 위해 건설부의 승인을 받아 지점한 곳으로 이곳주민들이 20여년씩 살아온 곳이다.
동대문구 제기2동 18통 주민들(대표 주창욱)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 71년 제기2동14∼18통 일대를 제1차 무허가건물 현지개량지구로 책정, 주택을 개량해 재입주 시켜주겠다는 내용의 공문까지 보내고서 3년이나 지난 지금 대책 없이 집을 철거키로 한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특히 주민들은 지난 7월3l일자로 계고장을 내고 불과 1주일 후인 6일까지 집을 헐겠다는 것은 이곳 주민 2백57가구 1천2백 여명을 길가에 내쫓겠다는 처사라고 주장, 당국이 당초의 약속을 지켜 철거지시를 보류토록 요청했다.
이 같은 철거지시는 지난 7월21일 동대문구 신설동 15통 주민들에게도 내려져 주민 30여명이 3일 하오 동대문구구청에 몰려가 당국이 공약한 것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농성, 시위를 벌였다. 이밖에도 남대문 옆 가각정비지역(남대문로5가) 뒤쪽에 들어선 점포 5개(남대문로5가 29)에 대해서도 7월30일 계곳장을 내고 5일 후인 4일까지 철거토록 하는 등 곳곳에서 철거소동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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