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리스크 관리하는 게 금융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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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금융은 사람장사입니다. 사람은 완전치 않아 늘 위험이 따르죠. 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금융 경영입니다.”

 금융계 원로 윤병철(77·사진) 한국파이낸셜플래닝(FP)협회장은 이번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문제의 KCB 직원이 카드사 전산망에 접근할 때 다른 누군가가 지켜보도록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란 얘기다. 이번에 출간된 그의 회고록 『금융이 사람이다』와 일맥상통하는 지적이다. 회고록은 2011년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내용을 엮었다.

 1967년 한국개발금융을 시작으로 초대 하나은행장(1991~97년)을 거쳐 2004년 우리금융 회장직을 물러날 때까지, 꼬박 47년을 금융인으로 살아왔다.

그가 금융인생에서 잘한 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1997년 3연임을 마다하고 하나은행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일이다. 윤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라면 기업에 도움 안 될 땐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며 “여러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도 은행장은 6년 정도 하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돈 버는 데 급급한 금융업엔 쓴소리를 했다. 그는 “금융업은 전화·전기 같은 유틸리티”라고 정의했다. 정부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경기가 좋으면 가만히 앉아서 돈 벌 수 있어서다. 따라서 “이익이 많이 나면 그걸로 잔치를 벌일 게 아니라, 대출이자를 깎거나 예금이자를 올려주는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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