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money] 자기만족 위해 소비하는 '블루슈머' 사로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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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화제다. 애니메이션만큼 OST ‘렛잇고(Let it go)’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렛잇(Let it)’으로 시작하는 노래로는 두 번째 열풍이다. 첫 번째는 단연 비틀스의 ‘렛잇비(Let it be)’다.

 1970년의 렛잇비와 2014년의 렛잇고는 그 시대를 대변한다. 둘 다 내버려두라(혹은 잊어라)는 의미지만 느낌은 다르다. 렛잇비는 지난 갈등과 시련을 내버려두라는 의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태도다.

 반면 겨울왕국 렛잇고는 그동안 갈등을 숨기고 감춰왔던 나를 잊으라는 의미다. 그리고 갈등을 딛고 미래로 나아갈 나를 내버려두라는 의미다. 렛잇비와 다르다. 갈등을 표출하고 자유롭고 해방감을 만끽하는 나(개인)가 주체다. 내버려두라의 목적어가 다른 셈이다. 개인의 의미(개성)가 커졌다.

 과거보다 개인의 의미가 커지면서 개인의 행복·가치를 찾으려는 노력도 더 커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다. 블루슈머는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뜻하는 블루오션과 소비자의 합성어다.

 이 중 앞의 세 형태가 개인의 행복·가치를 찾으려는 소비의 일환이다. 이들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다수의 의견에 부합하는 과거의 대중 소비와는 궤를 달리한다. 본인 자신이 소비의 주체가 돼 능동적으로 소비한다. 다수의 만족을 위한 형식보다 내 실질적 만족과 행복이 중요한 소비 기준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블루슈머를 사로잡아야 한다. 블루슈머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들 기업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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