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지나치게 풍성한 식탁은 건강 해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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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양속담에『굶어서 죽은 사람은 없어도 너무 배불리 먹어서 죽은 사람은 있다』라는 말이 의미하듯 지나치게 풍성한 식탁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철저한 미국식 교육을 받은 일부 영양학자를 비롯해서 몇몇 의사들이 이른바「칼로리」위주의 영양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영양섭취가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 과연 우리 국민은 섭취「칼로리」가 부족해서 질병에 잘 걸리고 허약 체질의 소유자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음은「자로·아가」라는 노인의 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자로·아가」노인은 식생활과 건강·장수의 관계를 논의하는데 자주 오르내리는 주인공이다.
미국의 한 상인이「터키」의 세계적인 항구「이스탐불」을 방문했었는데 부두에서 그는 퍽 흥미 있는 노인을 만났다. 외관상으로는 아주 늙어 보이는 데도 그 노인은 힘센 장정 두 사람이 힘을 합해서 겨우 들 수 있는 그의「트렁크」를 별로 힘들이지 않고 혼자서 가볍게 들지 않겠는가.
깜짝 놀란 미국상인은 그 노인에게 몇 살쯤 되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노인은 1백62세라고 대답했다.
도대체 믿어지지 않는 그는 그 노인의 가족을 만나고 호적도 조사해 보았다. 이름이「자로·아가」인 그 노인의 나이는 틀림없이 1백62세였다. 무척 가난해서 하루에 겨우 한끼 식사를 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졌다.
미국상인은「자로·아가」노인을 미국으로 데려가서 구경거리로 삼으면 큰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 노인을 꾀어서 미국으로 데려가 전국을 순회했다.
그의 예상대로 장사가 아주 잘 되었다. 돈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왔다. 「자로·아가」노인도 이젠 일류「호텔」에서 고급요리를 마음껏 먹는 호사스런 생활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자로·아가」노인은 어이없게도 2년이 채 못되어서 급사하고 말았다.
너무 배불리 먹어서 죽은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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