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확인해 잡은 뺑소니운전사|가해자 말만믿고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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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행인을 치어 중장을 입힌뒤 차에싣고 다니다 길거리에 버리고 달아난 뺑소니용의운전사를 피해자가 차번호까지 지목, 경찰에 신고했으나 수사에 나선 경찰은 방증이없다면서 용의운전사를 풀어주었다.
지난3월6일 하오11시쯤 서울영등포구오류동 덕그개에서 길을건너던 김정치씨(35·공원·영등포구오류동176의7) 는 인천쪽에서 서울시내쪽으로 달리던검정색「레코드」 승용차에 치여 양쪽무릎뼈가 부러져전치2개월의 중상을 입은뒤 차에 실려1시간이상이나 헤매다 다음날 상오0시10분쫌 비가내리는 영일동618앞 사창가 옆골목길에 팽개쳐졌다고말했다. 이때 김씨는안내리겠다고 15분동안이나 운전사와 승강이를 벌였으나 강제로 끌려내려졌다는것.
김씨는 비를 맞으며 떨다가 30분쯤뒤 순찰중이던 영등포역전 파출소소속 방범대원 하상석씨 (35) 와 정명기씨 (33) 에게 발견돼「택시」를타고 집으로 실려갔다가 새벽4시40분쯤아내 이복덕씨 (28) 와 함께 한강성심병원으로 가 이날상오8시쯤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3월10일 사고때 기억해둔 범행차 「넘버」가 서울1라5694호이며 운전사는 「노타이」차림에 「스포츠」형 머리의30대청년이라고 밝히고 이종사촌동생 안영균씨(28·D제약운전사) 를 시켜 영등포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를받은 영등포서 교통계사고전담처리반 송비재경장 (36) 은 피해자와 방범대원·목격자등의 진술조서를받고 수사과 박정순순경 (37) 에게 인계했다.
박순경은 3월12일 서울1라5694호 「레코드」 승용차 운전사 민경오씨(37·서울마포구 아현동414의19) 를·검거, 병원으로 찾아가 피해자 김씨와대질, 김씨로부터 민씨가 범인이틀림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다.
경찰은 민씨가 『사고당일사고지점에 간일이 없었고당시 차고에 차를두었다』는 「알리바이」 주장만 들어풀어주었으며 확인수사를하지않고 4월17일 기소중지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치안국장에게 진정, 치안국은지난2일 ①담당경찰관이 사고현장과 유기장소답사를 않았고 ②목격자들의 진술을듣지않았고③용의운전사 소속회사측의차량을이용, 수사하는등 수사의 소홀이 인정돼 재수사를 지시했다는 회보를 김씨에게 보내왔다.
관할 영등포경찰서는 11일 치안국의 재수사지시에따라 뒤늦게 진상조사에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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