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당뇨 나온다고 꼭 당뇨병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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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하필 경기가 불황일 때 사업을 벌인 P씨에게 요즈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어찌나 피곤한지 도대체 일하기조차 싫은 것이다. 만사가 귀찮기만 하다.
웬일일까. 사업에 너무 신경을 쏟은 탓일까, 아니면 유난히 봄을 타는 것일까.
체중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 성생활이 원만할 리 없다. 기력이 없으니 말이다.
영양제주사나 맞아볼까. P씨는 가까운 병원에 가서 영양제주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며칠 주사를 맞아서인지 기운이 나는 듯 싶었다. 그러나 곧 다시 피로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던 중 우연히 P씨는 갑자기 피로가 심하고 스태미너가 없어지면 당뇻병인 경우가 많다는 친구의 말을 들었다. 마침 소변에 당분이 섞여있는지를 감별하는 테이프가 집에 있는 걸 깨닫고 그는 소변검사를 해보았다.
P씨는 깜짝 놀랐다. 당뇨가 있지 않은가? 당뇻병은 불치라고 하던데 내가 그런 몹쓸병에 걸리다니.
허둥지둥 그는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정밀검사 후 당뇻병이 아님이 판명되었다.
당뇨가 나온다고 해서 모두 당뇻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소변검사에서 당분이 검출되면 먼저 당뇻병을 의심하지만, 그러나 당뇨가 꼭 당뇻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P씨의 경우처럼 사업을 벌인다, 무엇을 한다해서 극도의 정신긴장이 지속되거나 영양제(대부분은 포도당액에 비타민을 섞은 것이다)주사를 맞고나면 당뇨가 나오기 때문이다.
때로는 고혈압환자가 혈압을 내리느라 약을 복용한 경우에도 당뇨가 비친다.
따라서 소변검사에서 당뇨가 나왔다고 해서 당뇻병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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