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기근현상 심각|본사 취재망 전국실태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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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봄 시료 철이 돌아왔으나 농촌에는 비료가 달린다. 식량증산계획에 따라 보리밭용과 묘 판용은 그런대로 공급되고 있으나 충남·전북·강원 등 일부 농촌의 채소용·과수용·산림용 비료는 거의 확보되지 않아 곳곳에서 비료를 찾아 아우성이다.
한창 공급되고 있는 보리웃 거름도 경북일부지방은 면적조사를 잘못해 시비 량의 30∼50%밖에 배정되지 않는 등 배정작업이 엉망이며 일부지방은 확보된 각종비료마저 일선 이동에서 실수요자와 시비 량을 아직까지 파악치 못해 창고에서 낮잠을 자며 시비 적기를 넘기고 있다.
이 때문에 농촌에선 봄채소를 뿌리지 못하는 등 봄 농사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비료값도 고시가의 2배로 암거래되기까지 한다.
20일 본사가 전국 취재 망을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비료기근현상은 작년 8월 비료자유판매제가 작물별·시기별 실수요배정으로 공급방식이 바뀐 뒤 거의 전반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중 극심한 지방은 충남으로 작년 가을보리 생산이 예상외로 나빠지는 바람에 3월초 계획에 없던 봄 보리파종을 서둘러 지시했으나 필요한 요소밑거름 6백36t이 전혀 확보되지 않아 일선농가에선 파종자체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며 금산군은 채소비료가 안 나와 군내 5백72정보의 채소밭을 아직까지 갈지 못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는 16일 보리웃 기름이 전량 배정되기는 했으나 고영군은 이·동의 경작면적조사가 실제보다 적게 잡혀 3백 평당 22.3㎏이 배정돼야 할 비료가 기준량의 56%인 12.5㎏만 배정되었으며 경산군도 마찬가지의 조사「미스」로 37.2%인 8.3㎏밖에 안 돌아갔다.
봄채소·과수원·묘목 장·뽕나무밭 비료는 일선의 실수요자 파악 작업이 늦어 19일 현재 각각 3%밖에 안 나간 채 대부분 창고서 낮잠을 자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수도작 비료 우선 확보에 밀려 채소용·과수용은 아직까지 입하조차 안되고 있어 파종 철에 농민들의 일손이 묶여 있고 강원지방도 식량작물 우선 배정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산림·채소·과수 등 비 식량작물 비료 양이 31 5%나 깎이고 그나마도 배정을 유보해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경북·제주 등 일부 지방에선 실수요량조사에서 등기부상에 나타나 있지 않은 산간경지와 개간지 등이 대부분 빠져 이들 지방의 비료 난이 더욱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임야용이 확보된 곳 가운데도 충북 보은·청원군 등은 일제조림일 20일이 눈앞에다가 왔으나 실수요자가 파악 안돼 공급을 못하고 밑거름 없는 조림을 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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