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피하는 일본의 기업들|22개 주요 업종의 경기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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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들어 일본의 산업계에는 투자 진정화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 경제 신문사가 22개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 동향 긴급 조사 결과 ▲조강·건설 기계·설탕 등 상당한 업종의 올해 설비 투자 계획액이 지난해 실적보다 하회하고 있으며 ▲제품 가격 면에서는 원료 「코스트」 상승과 인건비 증가에 따라 대다수 품목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진 반면 ▲수요의 격감 등 전반적인 수요 정체에 직면한 일부 품목의 가격 하락 추세도 보이고 있으며 ▲당면한 기업 금융 사정도 예상외로 궁핍하여 기업간 신용의 팽창이 두드러지고 있다.

<설비 투자>
석유 제품과 합섬 부문만 전년비 15%의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건설 기계·합판·자동차·「시멘트」·설탕·백화점 등은 공공투자의 억제와 해외 경쟁 격화, 전반적인 불황 등에 따라 전년비 5∼15% 정도의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 전반에 흐르는 공통된 견해는 신중한 투자 내지 축소 계획 등의 「지키는 경영」으로 일관되고 있다.

<제품 가격>
일본 경제 단체 연합회의 가격 인상 자숙 선언에도 불구하고 22개 대상 업종 중 석유 제품 등 9개 업종이 4월까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 이유로는 원재료 「코스트」 상승, 「에너지·코스트」 앙등, 인건비 증가 등을 들고 있다.
이는 ①비싼 원유와 「인플레」 속의 자재 및 부품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시키고 ②노임 인상 요구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미리 제품 가격에 반영시켜 「커버」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건설 기계·「시멘트」·설탕 등은 수요 격감 등에 따라 간신히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며 「알루미늄」·종이 등은 정부의 강경한 물가 시책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능한 실태이고 특히 「알루미늄」·지금 및 중후 합판은 「인플레」 속의 불황 국면마저 맞고 있다.

<기업 금융>
대다수의 기업이 예상보다 자금 압박 상태가 심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중앙은의 창구 규제가 심해 기업의 결제 조건이 악화된 데도 기인되고 있지만 그 「템포」가 예상 이상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제품 가격 인상이나 수급 사정의 변화가 기업이 기대했던 것보다 미진한 것이 주된 이유. 따라서 적어도 당분간은 기업간의 신용 팽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총평>
일본 경제 연구「센터」긴급 조사 결과는 석유 「쇼크」이후의 일본 기업들의 경영 대책을 가장 잘 나타낸 것으로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이 「인플레」 수습을 위한 단기 대책으로서의 설비 투자 억제 시책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 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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