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발디」·코렐리」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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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미 세계 「오페라」계를 정복하고 난 두「오페라」가수가 내한, 14일과 17일 이틀간 주로 「오페라·아리아」와 「이탈리아」가곡을 불러 한국의 청중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이들의 「오페라」가수로서의 평가는 이미 세계적인 것이지만 놀라운 것은 50에 접어든 「테발디」의 소리가 순수하고 미성에서 하나도 연령을 의식할 수 없었고 이탈리아 「벨·칸토」 창법의 자연스럽고 남국의 태양처럼 윤기와 빛을 가지고 불러 준 오페라의 높은 격조는 극히 매혹적이었다.
화려한 외형을 꾸미려 들지도 않고 차분히 노래에 파고 들어가는 지적인 감성과 독일 가곡도 연구하는 그의 자세는 오히려 경의마저 느끼게 한다.
코렐리는 이 내한 연주에서 그의 시원하고 「드러매틱」한 노래를 들려주어 낯선 성악가는 아니지만 이번에 특히 느껴지는 것은 명확한 「액선트」와 억양이다.
따라서 그의 풍부하고 볼륨있는 노래에 생명력이 약동하고 극성이 살아 엄청난 설득력으로 청중을 열광시킨 것이다. 그의 고음성의 자유로운 미성, 남달리 긴 호흡, 폭넓은 표현력 등도 코렐리의 특징이겠지만 완전히 자기 체질로 여과시킨 「벨·칸토」의 「이탈리아」전통 오페라의 진수와 본질을 터득한 이상형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뭐니해도 이번 연주의 백미는 2중창이다. 「풋치니」의 『라보엠』을 비롯한 사랑의 2중창은 극적인 표정과 대비성 있는 조화로써 감동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끝난 후에도 좀처럼 자리를 뜨려 들지 않는 열광하는 청중과 밀착된 이번 노래의 향연은 장혜원씨의 능숙한 반주와 더불어 길이 추억에 남을 것이다. 【김형주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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