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에 면역성분 풍부, 두 달 이상 먹으면 독감 예방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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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를 꾸준히 섭취하면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초유에는 면역력을 높이는 면역·성장인자가 풍부하다. [김수정 기자]

독감의 계절이다. 2일 질병관리본부는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독감 환자가 1000명당 15명을 웃돌 정도다. 독감은 공기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된다. 면역력이 약할수록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하다. 하지만 최근 초유를 꾸준히 섭취하면 항바이러스제와 유사한 독감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중앙대 약대 김홍진 교수의 도움말로 초유의 건강효과를 알아본다.

초유는 출산 직후부터 72시간, 즉 3일 내에 분비되는 젖이다. 김 교수는 “대개 초유를 모유의 일종으로 보는데, 성분이 다르므로 초유와 모유는 별개로 보는 게 좀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초유에는 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면역성분이 풍부하다. 일반 모유에 비해 당·지방이 비교적 적고, 단백질·무기질이 많다. 특히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인 면역글로불린·락토페린·사이토킨 등이 풍부해 세균·바이러스·독소의 침입을 막는다.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하고, 천식·알레르기·장염을 예방한다.

뼈·근육·신경을 생성·유지하는 성장인자도 가득하다. 김 교수는 “초유의 성장인자는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는 걸 막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며 “어린이 성장은 물론 골다공증·노화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초유는 영유아 뿐 아니라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환자·일반 성인에게 두루 좋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연구실험으로 독감 증상 완화 입증

초유의 면역효과는 최근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김 교수팀의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감염에서 소 초유 산성분획의 섭취효과’연구를 통해서다. 김 교수는 “그동안 초유가 면역력에 좋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실제 어떤 질환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쥐 5~6마리씩 3개 그룹으로 나눴다. 1그룹에는 생리식염수, 2그룹에는 젖소의 초유 분말, 3그룹에는 독감치료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를 2주간 투여했다. 그리고 세 그룹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독감 뿐 아니라, 심하면 폐렴·중추신경염과 같은 합병증과 사망의 원인이 된다. 세 그룹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2주가 지난 다음, 생존율과 체중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초유·항바이러스제 투여그룹은 100% 생존하고, 체중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면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그룹의 생존율은 33%에 그쳤고, 체중은 20% 감소했다.

김 교수는 “초유의 꾸준한 섭취가 생쥐의 면역조절 기능을 향상시켜 독감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켰다”며 “사람은 최소 두 달 이상 초유를 섭취해야 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07년 이탈리아 다눈치오대학 자니 벨카로 박사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환절기에 초유를 섭취한 사람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초유를 섭취한 사람이 병원을 찾는 회수가 3배 가량, 발병 일수는 7일 정도 적었다. 김 교수는 “심혈관질환자·고령·소아 등 독감에 가장 취약한 대상 뿐 아니라 일반 성인도 평소 초유제품을 두 달간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성분 함량, 원산지 따져봐야

식품업계는 이미 초유에 주목했다. 우유·분유·정제 등 다양한 형태의 초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사람의 초유는 저장·보존의 어려움으로 제품화하기 어려워 젖소 초유를 활용한다. 김 교수는 “소 초유는 사람 초유를 대체할 만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일동후디스는 초유 선두기업이다. 국내에 처음 초유를 들여오고,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초유성분이 함유된 ‘초유넣은 우유’와 분유 ‘트루맘’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초유단백 3000㎎을 함유한 성인용 영양식품 ‘초유의 힘’과 영유아를 위한 ‘초유밀플러스’ ‘초유비타민키드’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초유제품들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원산지·면역성분 함량·건조방법 등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표적 면역성분인 IgG 함량이 높을수록 고품질 초유에 속한다. 초유성분은 대부분 열에 약하므로 저온·동결건조가 고온건조보다 영양소 파괴를 막는다. 초유는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두 달 이상 섭취하는 게 효과적이다.

글=오경아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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