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데뷔」 기념 「키신저」만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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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키신저」 국무장관이 4일 밤 각국 외상·대사들을 위해 베푼 만찬회는 「뉴요크」사교계의 최대 행사의 하나. 「메트러폴리턴」 미술관의 유명한 『예술의 샘』을 둘러싸고 최상의 예술적 분위기 속에서 「캘리포니아」 포도주·연어구이·송아지고기 구이 등 다채로운 「메뉴」로 짜여진 만찬회는 「키신저」의 국무장관 취임·「유엔」에로의 「데뷔」를 기념하고 동시에 「유엔」의 권위를 높이는 효과를 냈다.
「파티」 참석 인원은 모두 5백50명.
「키신저」는 소문이 자자한 「걸·프렌드」「낸시·매기니스」 양을 동반하고 나왔다.
「매기니스」양은 대담하게 어깨를 아슬아슬하게 노출시킨 검은 「레이스」의 「가운」을 입어 늘씬한 체격의 곡선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매기니스양 동반한 키신저>
「풀브라이트」·「맨스필드」·「재비츠」 같은 상원 의원들은 「키신저」의 요청으로 접대 대열에서 손님을 맞아들였으며 61명의 각국 외상을 비롯, 실업계에서는 「펩시·콜라」 사장 「켄덜」, 연예계에서는 「다니·케이」가 나오고 「록펠러」「뉴요크」지사 부부, 「발트하임」 「유엔」 사무총장, 「베니테스」「유엔」총회의장, 황화 중공 대사, 「말리크」 소련 대사, 「존·린지」「뉴요크」시장 등이 참석.
「키신저」 국무장관이 각별히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은 금력과 권력을 정확히 반영했다. 황화, 「말리크」, 「발트하임」, 「록펠러」, 「로물로」 등이 「키신저」와 30초 이상 손을 잡고 흔든 사람들.
김용식 외무는 여덟번째로 혼자 입장, 「키신저」와 악수, 30초 가량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로부터 얼마 안 있어 박 대사 부부가 들어왔다.
이날 밤 「파티」에서 색다른 시선을 받은 사람은 「키신저」 장관의 부모. 소년 「키신저」를 데리고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그의 양친은 출세한 아들의 정다운 인사를 받으면서 입장, 많은 손님들의 악수 공세를 받았다.

<황화·말리크·발트하임도>
손님들의 차림에도 각양각색. 중공의 황화는 중공인들이 항상 입는 모택동 복장, 그의 처는 평소의 작업복 차림이었으나 외몽고 대표는 「블랙·타이」의 정장이었고 부인 역시 몽고의 전통적 옷차림이었다.
만찬이 「키신저」라는 미 국무장관 주최이고 보니 정치색이 없을 수 없었다. 북한 「쿠바」 동독 및 「알바니아」 대표들은 처음부터 초대받지 않았고, 「이라크」「시리아」「리비아」 및 남 「예멘」은 「보이코트」. 만찬 장소를 미술관의 전시실로 선택한 것은 특히 구주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발트하임」「유엔」 사무총장의 부인은 『굉장하군요』를 연발했다. 그것은 「빈」을 『지적 고향』으로 삼는 「키신저」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에 알맞은 장소였다.
그러나 5번 가도의 길 건너 고급 「아파트」의 창 밖에서 고급 승용차의 물결을 내려다보고 있던 「뉴요크」 사람들은 「키신저」가 예술의 전당을 「나이트·클럽」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한탄했다는 보도가 쓴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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