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자·중·고등 학생들은 뚜렷한 목적이나 계획 없이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북·전주·군산·이리의·여자 중·고생 2백여 명을 대상으로 전주교대 체육과의 박봉룡 교수가 지난 4월∼7월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학교에서의 수업을 마친 후 집에서 가사를 돌본다거나 숙제 정도를 하는 것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귀가 후 무엇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중학생의 34%가 가사를 돌본다」, 26%가「숙제를 한다」,
15%가「세수나 목욕을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가사를 돌본다」는 응답자가 4%인데 비해 25%가「신문·TV를 본다」고 응답해 사회참여를 중학생보다 많이 하고 있음이 드러났지만 특별한 계획 없이 여가를 보내고 있음은 마찬가지였다.
평일보다는 특별한 계획을 짜 생활할 수 있는 토요일 오후에도 역시 반 이상의 학생들이 계획 없이 여가를 보내고 있다. 토요일 오후에 중학생의 78%가 「가사를 돌본다」고 응답하고 독서·교외산책·영화감상·운동이 각기 12%·8%·6%·5%의 비율을 보인다.
그러나 많은 여학생들이 여가시간 활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조건이 허락된다면「여행을 하겠다」「등산·낚시를 하겠다」「그림을 그리겠다」는 여학생이 50%를 넘고 있다.
중학생의 경우 27%가 여행을, 13%가 등산이나 낚시를, 5%가 미술을 하고 싶어하며 고등학생의 경우 42%가 여행을, 18%가 음악감상을, 12%가 미술을 하고 싶어한다.
한편 여학생들은 자신들의 여가 활동을 방해하는 이유로 시간이 없고 숙제를 해야 되며 경제사정과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중학생의 37%가 시간부족을, 14%가 환경과 시설을, 8%가 비용을 여가활동의 방해 요인으로 지적한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44%가 시간부족을, 22%가 비용을 방해요인으로 꼽고 있어 고등학생일수록 입시준비 때문에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의 여가시간을 되도록 줄이고 학업에만 전념하도록 신경을 쓰는 부모들이 있기는 하지만 80%정도의 부모들이 중-고생들의 여가시간 활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중학생의 80%가 부모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으며, 3%가 「무관심」, 17%가「그저 그렇다」고 대답했다.
여가를 함께 보내고 싶은 상대자로 33%가 선생님이나 선배를, 21%가 친구를, 19%가 이성친구를 꼽고 있다.
여자 중·고생들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가 선용에 관한 지도가 교과지도에 못지 않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 조사는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