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케이트」사건의 귀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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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닉슨」 미대통령은 지난 15일 TV연설을 통해서 자신이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서 무관함을 주장하는 한편 상원특별조사위원회가 요구한 「워터게이트」사건 관련의 녹음「테이프」의 제출을 거행했다. 이로써 「워터게이트」사건의 진상추구는 또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는데 상원위원회의 장인「어빈」의원은 「닉슨」연설에 대해서 『대통령은 기묘한 입장을 선택했다』 고 논평, 『대통령은우리가 조사를 완료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단 한사람의 미국인』이라고 첨가했다.
「닉슨」 이 녹음 「테이프」 제출을 거부한 것은 이를 공표하면 대통령의임무를 수행하는데 큰 장애가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사위원장이 지적한것 처럼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이 헌법상의 직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가에 관한 정보가 아니고, 조사에 빛을 던져줄 증거물』 이라는 주장이 충분히 성립되는 것이다.
과연 15일의 「닉슨」 TV연설은 미국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CBS방송이 15일 발표한것을 보면「닉슨」의 해명을 그럴듯한 것으로 믿는 국민의 비율이 불과 22%밖에 안된데대해 「워터게이트」사건의 은페 노력을 알지 못했다는 「닉슨」 의 주장을 불신하는 국민의 비율은 44%에 달한다고한다. 그리고 시청자의 60%는 대통령이 은폐 기도에 관한 중대한 진상을 감추고 있다고 믿고 있으나 59%는 대통령이 현직에 머물러 있어야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와같은 통계는 「닉슨」대통령의인기가 계속 추락하고 있고, 그에대한 국민의 신임도가 띨어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사건이나 그 은폐 기도에관련이 있는지의 여부는 현재로서는 오직 그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다. 「닉슨」대통령의 녹음「데이프」 공개거부가 그 자신의 사건관련을 은페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은것인지 혹은 그 자신은 결백한데 조사위의 요구에 응하면 대통령의 권한과 권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나은 것인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단을 못 내린다. 그러나 녹음「테이프」 공개를 거절했다는 사실백체가「닉슨」 대통령이 사건에 관련했을는지도 모른다는 심증을 굳게해주고 있음을 부인치 못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미국정치사상 큰, 오점을 남긴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노출을 계기로 미국의 여론이 비등하고, 또 의회가 만난을 무릅쓰고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지속하고 있는것을 보면 과연 미국의 민주주의는 생동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받는다.
「닉슨」대통령이 이 사건에 책임을 지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대통령직은 「애그뮤」 부통령에게 인계될것이고, 민주당이 차기대통령선거전에있어서 승리할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해진다. 그렇다그 하여 현직 정·부통령이 함께 사천하면 대통령직은하원의장에게 인계되어 미국의 정국은 불안·동요를면할수없다. 이것이 민주당으로 하여금 날카로운 소추공세를 자제케하고 있는 소이요, 또 많은미국민으로하여금「닉슨」대통령을 불신하면서드 그 군임을 요구치 않게하고 있는 소이이다.
지금 「닉슨」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위신이 근본적으로 추락듸었다.
오늘날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의 대통령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영향력이 크기때문에 우리로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사상의 추이를 관망코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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