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잇단 식중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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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0도 이상의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박·「토마토」 등 상한 과일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킨데 이어 1일에는 기숙사에서 여공들이 집단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여름철 식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일 상오1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09의 36 「와이·비·리」가발회사(대표 이유복·34) 기숙사에서 잠자던 안경자양(19)동 여공 26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켜 이웃 수영의원(원장 백봉수·38)에 입원, 가료 끝에 그중 19명은 1일 상오 퇴원하고 안양 등 7명은 계속 치료를 받고있다.
이들 여공들은 31일 하오 7시쯤 이 공장 기숙사식당에서 동료여공 1백60여명과 함께 오이생채와 고추장으로 저녁밥을 먹고 이날 하오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l일 상오 1시쯤부터 복통과 설사를 일으켰으며 일부 여공들은 저녁식사 때 먹은 오이와 점심 때 먹은 콩나물 등을 피와 함께 토해내기도 했다.
이들 중 2명은 점심 때 콩나물과 식당에서 평소 먹던 오이지를 먹은 뒤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 1일 상오 4시쯤부터 같은 중독증세를 일으켰다.
이 공장 기숙사식당에서는 이날 1백80명의 여공들에게 아침에는 미역국과 배추김치를, 점심에는 콩나물무침과 오이지를, 저녁에는 오이생채와 고추장을 반찬으로 제공했었다.
이들을 진료한 수영의원 원장 백봉수씨는 『오이에 농약이 묻었거나 고추장에 포도상 구균이 번식되어 있어 식중독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하고 확실한 것은 오이와 고추장 등 음식물을 수거, 검사해 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공들이 먹은 오이는 31일 하오 2시 식당에서 일하는 김영숙씨(여·34)가 행상에게 7접을 사서 저녁반찬으로 장만한 것이다. 「와이·비·리」가발회사 기숙사에는 주방장 이재윤씨(35) 식모 양채봉씨(여·48) 김영숙씨 등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경찰은 식모 김영숙씨와 양채봉씨 등을 식품위생법위반혐의로 입건하고 이들이 먹다 남긴 오이와 고추장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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