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기의 놀이공원 이야기 <5> 펜듈럼 라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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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의 ‘스페인 해적선’

"거친 파도와 강한 바람을 헤치고! 헤치고! 헤치고! 헤치고! 헤치고!”

매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한 켠에서는 유쾌한 박수와 리듬감 있는 멘트가 손님들을 흥겹게 만듭니다. 흔히들 ‘바이킹’이라고 부르는 ‘스페인 해적선’에서 캐스트들이 탑승자들의 흥을 한층 더 돋우기 위해 하는 즐거운 멘트 중 하나입니다. 앞뒤로 흔들거리며 75도 각도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스페인 해적선은 한 번에 60여 명이 탑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긴 대기 시간을 자랑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인기가 식지 않는 스페인 해적선 아니, 바이킹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언제부터 바이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바이킹이라고 부르는 그 놀이시설을 영어로는 ‘해적선(Pirate Ship)’입니다. 똑같이 '배’ 모양을 하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큰 배가 거대한 파도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느낄 수 있는 온 몸이 짜릿해지는 기분,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에 바이킹, 해적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바이킹을 타면서 다양한 속도 변화와 몸이 붕 뜨는 듯한 경험을 하며 아찔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스릴 덕분에 바이킹은 오랫동안 인기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 인기는 끝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바이킹은 ‘펜듈럼 라이드(Pendulum Ride)’의 한 종류입니다. 펜듈럼 라이드란 왕복 진자 운동을 응용한 놀이시설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축을 기준으로 앞뒤로 왔다가 갔다가 하는 놀이시설, 딱 바이킹이지요?

'자이로스윙'도 펜듈럼 라이드에 속합니다. 둥글게 배치된 좌석에 40명이 바깥쪽을 보고 자리에 앉으면 하늘 높이 95도 각도까지 치솟으며 최고 속도 시속 80km로 거대한 진자 운동을 하는 인기 놀이시설입니다. 실제 탑승자는 125도까지 뒤집혀 올라가게 됩니다. 좌석이 360도 돌기 때문에 때로는 호수에, 또 때로는 땅에 곤두박질 칠 것 같은 아찔함에 휩싸입니다.

펜듈럼 라이드는 놀이시설의 위치에 따라 스릴감이 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 해적선과 자이로스윙만 봐도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그 ‘묘한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내에 위치한 스페인 해적선은 어드벤처 벽 한 켠에 위치해 마치 벽에 부딪칠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선사하고, 야외 매직 아일랜드에 위치한 자이로스윙은 석촌 호수 변에 위치했을 뿐만 아니라 롤러코스터 ‘아트란티스’와 거의 맞닿는 위치에 자리잡음으로써 타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까지도 아찔하게 만듭니다.

롯데월드가 지난 8월에 선보인 신규 어트랙션 ‘자이로스핀’은 바이킹과 자이로스윙의 재미를 더한 놀이시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에 이은 ‘자이로’ 시리즈의 결정판인 자이로스핀은 바이킹이 360도 회전하며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보기에는 큰 스릴은 없어 보이지만, 직접 타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자이로스윙처럼 호수 변에 위치한 자이로스핀은 바이킹에서 느낄 수 있는 아찔함에 ‘원심력’이 더해져 자칫 호수에 빠질 듯한 기분을 선물합니다.

라이드 헌터(Ride Hunter) 최원기

전 세계 테마파크를 돌며 놀이기구만 보고 다니는 놀이기구 전문가. 현재 롯데월드 마스터플랜팀장이다.

백 번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온 몸이 짜릿해지는 그 묘한 스릴감은 오로지 직접 타봐야 느껴볼 수 있습니다. 놀이기구를 잘 타든 못 타든 누구나 바이킹에 몸을 한 번 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지금 직접 그 배에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신나게 박수 치면서 말이지요.

라이드 헌터(Ride Hunter) 최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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