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불안과 플로닝 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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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플로팅·시스팀(변동환율제)에는 플로트 증상이 있다는 인식이 최근 선진 각국 통화당국 사이에 강하게 번지고 있다.
이 말은 요즘 구주에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국제통화 서정을 잘 설명해 준다.
문제는 ①중앙은행의 개인이 없는 시장에서는 특정통화가 실세와는 동떨어진 공황시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수지면에 큰 제약을 안 받기 때문에 인플레 억제에 대한 국내경제 정책에 감도가 둔감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8일 국제결제은행(BIS)정례회의는『지금의 달러 시세가 달러의 실세와는 별로 관계없이 심리적인 영향으로 인해 구주통화에 대해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 사실은 종래 달러 약체화가 불신을 초래, 국제통화 위기를 초래했다는 개념이 변화했다는 중요한 뜻을 지닌다.
사실상 69년이래 서독 마르크화가 달러에 대해 60% 이상의 절상을 한 시세를 형성할 만큼 서독의 대미 경쟁력이 3, 4년간에 급속히 강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달러 시세가 한없이 떨어지는 것은 플로트에 의한 특수한 시장구조 때문이다.
변동환율 아래의 시장에서는 최종적인 결제수단이 없으므로 달러가 이 손에서 저 손으로 팔려 다니는 동안 눈덩이 구르듯 불안이 불어나게 되고 시세가 떨어지는 것이다.
시장에는 일종의 군중심리가 움직여 달러가 강해진다는 적극적 재료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시세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의심암귀의 횡행이랄까?
또 변동환율은 국제수지 제약을 완화하여 절도를 현저하게 약화시키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코스트·푸쉬·인플레에 의해 경제계의 수익이 감소하면 외환시세를 하락시킨다는 생각이 정착하고 있다.
변동 환율제의 고민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그렇다고 고정환율제로 복귀하기도 어렵다. 이 딜레머를 해결하는 밝은 방안의 하나는 달러의 부분적 교환성 회복과 미국의 본격적인 과잉 달러 매입조작에 달려 있는 것 같다.【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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