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수뇌 회담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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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호놀룰루 11일 합동】유진산 신민당 총재는 10일 남북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만약 북한이 원한다면 자신이 김일성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이날 「하와이」대학 내 한국 문제 연구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통일을 위한 단계적 조처로 다음과 같이 제의했다.
①국토 통일의 상징적 성격을 지니는 통일 협의 기구 창설 ②한·미·일·소·중공을 포함하는 동북아 집단 안전 체제 기구의 설치 ③한반도에서의 무력 도발을 방지하고 영원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유엔」주도하의 기구 창설 ④남북한 수뇌 회담.
유 총재는 이날 이상의 4개항의 구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먼저 내정의 민주화를 단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 총재는 이날 밤 2백여 교포와 교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군축의 당위성은 인정하나 현재와 같이 남북한 쌍방이 질시의 눈길이 쉬지 않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북한이 제안한 군축 안을 찬성할 수 없으며 「언커크」 (UNCURK) 해체는 통일의 노력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에 대체될만한 기구가 창설되지 않는 한 이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또 6·23 선언은 신민당이 오래 전부터 주장해오던 바로서 적절한 조처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국내 사태에도 언급, 변화하는 국제 정정에 대처하기 위한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민주주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하여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하에서는 정권의 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정권 교체 가능성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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