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중의 국내 경제 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제기획원은 5일 6월중의 국내 경제 동향을 보고하는 가운데 그 특징이 생산출하의 계속적인 강세 유지·재고 증가의 둔화·통화량의 팽창·수입의 계속적인 증가로 특징지어진다고 했다.
또 수입 물가는 상반기 중에 7·4%가 상승했으나 소비자 물가 및 도매 물가는 그에 비례하여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었다.
재정 수지 동향은 5월중의 흑자를 예외로 한다면, 상반기 중 매월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상반기 중 국내 여신 한도도 실지야 어떻든 계산상으로는 5백억원이 초과된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들 지표가 경기 예고 지표 상으로 보아 과열도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하겠으나 형식적인 예고 지표의 성격보다는 제 지표간에 구조적인 모순 관계가 차차 명백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깊이 평가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는 더욱 중요하다.
우선 주목할 바는 재고 동향이다. 생산 및 출하가 다같이 30% 수준이나 증가한 것은 호황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나 주요 원자재 공급원인 KFX 수입 증가율이 1백55%나 된다면 이 두 지표의 관계로 보아 당연히 수입 상품 가격 상승률이 매우 높았든지 아니면 재고 증가율이 매우 높았어야할 것이다. 그런데도 보고된 지표만으로는 거꾸로 재고는 증가율을 둔화시키고 있는 동시에 수입 상품 가격은 7·4% 밖에 상승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1백55%나 증가한 수입 상품이 어디로 빠져 나갔는지 그 행방이 명백히 파악돼야 할 것이다.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경기 동향을 간단하고 그에 따라서 정책 방향율 조정한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재정 동향에 대해서 정부는 좀더 확실한 전망을 제시해야 하겠다. 지금까지의 동향으로 보아 당초 예산대로 재정이 운영될 공산은 적다하겠는데 이에 대한 명백한 방침을 세우지 못한 채 재정을 운영하는 것은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오늘날 증권시장의 이상 주가 현상도 재정 및 통화에 대한 신뢰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비공식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른바 「인플레·헤징」으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면 통화 신용 정책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 국내 여신 증가율 및 통화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 증가분에 비해 각각 56%, 3백43%에 이르고 있다면 우리의 경제 운영에 무엇인가 잘못 있음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국제 환경이 좋다고 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금융 팽창은 납득할 수 없다. 이러한 지수는 생산 및 출하 증가율이 30%라는 사실과 비교할 때 아무래도 정상을 잃은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끝으로 그 동안 우리가 가정하던 국제 환경은 벌써 빗나가고 있음이 분명함을 직시하기 바란다. 미국의 고철 수출 금지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벌써 크게 당황하고 있다.「마르크」화의 절상, 또 다른 「달러」의 평가 절하세 등 국제 경제는 연초보다 근원적으로 그 불안정성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 상태가 조만간 무역질서에 크게 반사될 것임을 고려할 때 무역 질서의 교란 없는 「인플레」의 진전을 전제로 투자를 확대해 나온 우리는 국제 경제 동향에 너무나 안역 하게 대응해 왔음을 깊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