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 최초 '1억 달러 수출의 탑'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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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팍슨 백화점의 라네즈 매장을 중국 고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라네즈는 중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섰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일 국내 화장품기업 최초로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을 펼쳤다. 서경배 회장이 올 9월 6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가까운 미래에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한국 밖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착착 실현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해외 사업부문 매출은 41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성장했다. 북미·서유럽·동남아시아·중화권·일본 등 세계 5개 권역이 중심이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쿠션타입 컴팩트 등 혁신적인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 채널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라네즈’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해외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100여 개 도시, 300여 개 백화점에 라네즈 매장이 있다. 내년 매출은 5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마몽드’도 270여 도시의 800여 백화점 매장과 2000여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홈쇼핑·인터넷 등 새로운 유통채널도 확장했다. 고급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홍콩에서 매년 4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대륙에서도 30여 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중국에 진출한 자연주의 화장품 ‘이니스프리’도 매장이 30여 개로 늘었다. 이니스프리는 20대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젊은 여성에게 인기다. 지난달에는 ‘에뛰드’도 상하이에 1호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내년 3월에는 상하이에 아모레퍼시픽 아시안뷰티 생산·연구기지가 중국 최고 수준으로 완공된다. 현재보다 16배 생산력이 늘어 연간 7500만톤, 1억개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라네즈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각 111%, 64% 성장하는 등 아세안 10개국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설화수도 올해 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6개국으로 매장을 넓혔다. 에뛰드는 11개국에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달 싱가포르 1호점을 연 지 한 달 만에 4억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태국에도 진출한다.

 미국·일본 등 선진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를 중심으로 최고급 백화점(미국 47개, 일본 6개)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자체 향수 브랜드 ‘롤리타렘피카’를 생산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2011년 인수한 프랑스 고급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은 40개국 1350여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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