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플레」수속의 길|과잉「달러」처리에 좌우되는 세계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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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런던」시장에서 금값이「온스」당 1백20「달러」선을 돌파했다. 금값 폭등은 「달러」폭락, 즉 국제통화불안의 경고신호이기도하다. 국제통화불안엔 과잉「달러」문제가 항상 그림자처럼 따르고 있다. 이 확실히 과잉 「달러」문제는 국제통화체제개혁의 큰 난관이 되고 있으며 세계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이다. 과잉 「달러」의 처리는 각국의 이해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 및 세계「인플레」수속과도 밀접히 관련된다.
과잉 「달러」란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의 지불불능 상태에 있는 대외채무이다.
72년 말 현재 미국의 대외 「달러」잔고는 8백27억 「달러」.
그러나 미국의 대외지불 가능 액은 금, SDR(특별인출권) 동 대외준비자산이 1백31억「달러」,민간단기채권이 2백10억「달러」, 단기자금 유출 분 1백10억 「달러」등 도합 4백50억 「달러」선이다.
따라서 약3백70억 「달러」가 미국의 지불불능채무이며 이것이 바로 과잉 「달러」가 되는 것이다. 이 과잉 「달러」는 계산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데 대개 4백억「달러」정도가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계산이다. 4백억 「달러」라면 세계수입 총액의 10%선이며 우리 나라 수출액의 25배이다(71년 기준).
이 4백억 「달러」의 과잉 「달러」가 세계통화불안과 국제 「인플레」의 불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71년8월「닉슨」선언이래 「달러」의 금태환을 정지하고있는데 이는 과잉 「달러」처리 문제가 해결 안됐기 때문이다.
과잉 「달러」를 처리한다해도 4백억 「달러」가 모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보유 「달러」를 모두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잉「달러」처리는 공적보유「달러」에 한정되는 것이다.
공적보유 「달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엔 크게 2가지 방안이 나와있다.
하나는 「달러」잔고를 일정기간 동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 가격을 실세에 맞춰 대폭 현실화, 미국이 보유 금으로서 「달러」를 환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잉 「달러」동결에도 3가지 방안이 있다. 첫 째 안은 IMF를 중심으로 한 국제회의 혹은 미국과 채권국간의 교섭에 의해 현 보유「달러」의 일정비율을 무조건 동결하는 것이다. 이는 서독·일본 등「달러」준비가 많은 나라엔 매우 불리하게 된 것이다.
둘째 안은 SDR와 과잉 「달러」와의 교환인데 구체적으로 IMF에 과잉「달러」를 모으고 이에 비례하여 SDR를 각 채권국에 배분하는 방안이다.
미국이 기 배정 받은 SDR를 내놓는 방법도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과잉「달러」를 충분히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셋째 안은 미국이 중장기 특별채권을 발행, 이를 채권국이 구입함으로써 과잉 「달러」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달러」의 처리방안은 어느 것이든 국제협력이 대전제가 되어야한다.
또 미국은 동결기간 중「달러」절하에 대비한「리스크」보장, 외초「베이스」의 중장기채 발행 외에 경제운용에 절제를 지켜 국제수지의 개선에 계속 노력한다는 원칙이 선행돼야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과잉 「달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국제 유동성과 직결되어 세계경기 및 「인플레」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잉 「달러」를 동결하면 국제유동성이 그만큼 감소되어 「인플레」억제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잉 「달러」가 동결되고 미 국제취지 개선에 의해「달러」유출이 적어지면 2차대전 후와 같이 「달러」부족시대가 재현되어 국제「디플레」를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제유동성의 감소는 세계무역의 신장이나 각국의 성장정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금 가격을 인상하여 과잉 「달러」를 흡수하는 방안은 가장 간단한 방법인지 모르나 국제준비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를 더욱 저하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의 금 준비는 약1백5억 「달러」정도 되기 때문에 1 「온스」42·22「달러」의 공정 금가를 현실화하기만 하면 4백억 「달러」정도의 과잉 「달러」처리는 간단한 것이다.
그러나 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서독·「프랑스」도 많이 갖고있고 금가 인상은 국제유동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국제 「인플레」를 자극할 가능성이 많다. 금가 인상은 「프랑스」등에서 강력히 추진하고있으나 실현가능성은 매우 적다. 또 중장기포의 발생도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결국 「SDR와의 교환」을 주축으로 다른 여러 방안을 혼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과잉 「달러」의 처리문제는 각국의 이해와 세계경제에의 영향이 밀접히 얽힌 금세기 최대의 숙제 중의 하나인 것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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