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차전복‥‥광부 19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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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일하오4시분10쯤강원도 삼야군 장생읍 황ㅇ4리 혈암탄광주식회사 혈암광업소 (대표 이충구·59) 1구본갱 1 사갱 (사갱)에서 석탄을 캐러 갱으로 들어가던 인차 (인거) 7량이 권양기 (권양기) 에 연결된「핀」이 빠지며 경사24도의 내리막 길을 3백75명중 19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2명이 곤두박질하다 전복, 타고있던 광부35명 중 19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12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광차가 경사 24도도의 갱도를 2백2m쯤 내려갔을때 갑자기 권양기에 연결된 「와이어·로프」 (28mm)의「소키트」와 광차를 연결해 놓은「핀」 (길이30㎝·지름5㎝. 쇠고리) 이 빠지면서 7량의 광차가 경사진 갱도를 아무런 제동을 받지 않고 곤두박히듯 3백75m나 달리다 왼쪽 갱벽에 부딪쳐 퉁기면서 전복, 5m가량 「시멘트」벽을 부러뜨리고 박살이 난 것이다. 이 갱도는 전장 6백24m이다.
사고는 이 광차를 타고 다니는 조차공 이상순씨 (33)가 처음신고, 황지 경찰서와 광 업소는 2백여 구조 대원을 동원, 구출작업에 나서 이날밤10시 사망자를 모두 갱 밖으로 꺼냈다.
경찰은「와이어」와 광차를 연결하는「핀」에「핀」이 솟아 오르지 못 하도록하는 안전 「핀」이 곶혀져 있지 앉았고 조차공 이상순 씨가 광차 차체에 달린 제동장치를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등을 가려내 소장 윤종만 (40·통일주체국민회의대의원) 안전관리실장 정기철 (48) 갱장 정상진 (38) 갱내 보안계원 이상기(46 ) 조차공 이상순씨 (28)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상 혐의로 입건, 사고 원인을 추궁 중이다.
사고발생후 광업소는 김원희 이척 군수를 위원장으로한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설치, 장례절차· 유족보상 등을 협의, 연고없는 6명은 합동장례를 치르고 나머지는 유족에게 인계,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또 사·장자에게3개 월 평균 임금과 1천일분 노임, 90일분의장례비등 1인당 7O만원∼2백8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사고경위>
35명의 광부를 태운 광차는 평면갱도3백50m를 지나 시작되는 경사가도의 갱도를 2백20m좀 내려갔을 때 갑자기 광차가「털거덕!」하는 마찰음을 내면서 과속을 내기 시작했다.
한차에4∼6명씩의 광부가 탄 광차는 갱구 끝30m 쯤을 남겨놓고 좌측 갱 벽에 부딪쳐 퉁기고 5m가량「시멘트 지주를 부순뒤 뒤집히며 박살이났다. 현장은 박살난 차와 피로 뒤범벅이 됐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광차에 깔리고 무너진 지주에 깔린 사람들이다. 아래쪽 광차로부터 차례로 사망자가 많았다.

<구조작업>
사고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분쯤 뒤인 하오4시30분쯤 동료갱부들이「헬멧」에켠 「간데라」로 앞을 비춰가며 갱내에 진입, 구조작업을 폈다. 정지 지서 경찰관5명이 출동, 인차 2대에 광업소 구조대원들과 함께 교대로 갱 안으로 들어가 사상자를 실어냈다. 부상자들은 황지 서울병원· 동인병원· 성민의원 등에 분산 입원시켰다.

<사고원인>
광부들은 3년전인 71년2윌15일 이 사고 갱에서 광차의 연결 「핀」이 부러져 광차 10량 중 9량이 탈선, 14명이 죽은 사고를 들어 똑같은 원인으로 또 사고가 난데 대해 광업 소 측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경찰은 ①광차연결「핀」하부의 조그마한 구멍에 들어가는 안전 「핀」을 사용하지 않았고 ②맨 앞 광차에는 위급 할때 사용하는 제동장치가 돼있는 데도 조차공이 이를 사용하지 않은 점등을 들어 관계자를 조사중이다.

<혈암광엄소>
59년9월에개광, 현재1천2백명의 종업원에 월3만t의 무연탄을 캐고있다. 사고갱도에는 1백30명의 광부들이 3교대로 채탄작업을 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 중구 을지로 2가295의4 성진 「빌딩」 2층에 있다.
한편 상공부 장관은 6일 사망자 1인당 2만원의 조위금을 보내왔다.
사망자명부 (19명)
▲한말순(41) ▲배효원(32) ▲배승환(30) ▲최종세(29) ▲안길무(32) ▲남태봉(28) ▲양댁선(26) ▲강병욱(27)▲오기석(36) ▲원기현(33) ▲정봉식(28) ▲이상철(27)▲김종만(28) ▲권령시(32) ▲우종렬(33) ▲조오천(50) ▲이정용(50) ▲이종여(49) ▲안효경(34) ◇부상자명단 (12)
▲전훙석 (41) ▲전수원(26) ▲임병복(26) ▲김영목(31) ▲사영두 (34) ▲양재욱 (36) ▲최성교 (34) ▲강형열 (36) ▲이재학 (28) ▲김해용(35) ▲김삼선(41) ▲이상순(34) ▲이상열(40)▲황효섭 (34) ▲정승탁 (32)^^<사진> 연결「핀」이 빠져 19명의 광업 소 광차 추락사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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