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열풍…스카우트 전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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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년 봄에 졸업할 고교선수를 대상으로 한 축구계의 「스카우트」는 예년에 비해 열기도 찬 편이며 활발치 않은 느낌이다. 그것은 내년에 졸업할 고교생이 줄잡아 2백50여명으로 대량생산인데 금융「팀」이나, 대학가에 불어닥친 긴축재정으로 경쟁의 불이 잘 안 붙기 때문.
물론 각 은행 「팀」이나 대학에서는 2백50여명의 많은 선수 가운데 유망주들을 손꼽고 있지만 잘 돌아가지 않는 자금 사정으로 투망 식의 포석만을 해 놓고 있을 뿐 연말에 가서나 본격적인 「스카우트」를 하려고 눈치 싸움만을 하고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의 몇몇 안 되는 「스타·플레이어」들에게는 각「팀」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 그런 대로 「스카우트」의 열풍이 불고있다.
그 중 한양공고의 청소년대표로 명「콤비」인 FW 유동춘과 FW 신현호는 연세대에서 접근하고 있으나 한양대에 갈 공산이 결정적이다.
한양대는 한양공고와 같은 재단이라는 강점으로 이들을 「스카우트」하는데 FW 김낙형과 HB 김종갑이 함께 가리라는 것.
가장 강한 「멤버」를 갖고도 큰 대회에서 재미를 못 본 중대부고의 8명의 졸업생은 한양공고의 경우처럼 같은 재단인 중앙대로 가리라는 얘기.
이들이 전부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링커」로나 「골·게터」로 한몫을 단단히 하는 FW 민영섭과 수비의 조영증·정현복, 공격의 김은규 등은 수준이상의 선수 등이어서 중앙대로서는 다른 선수들에게 손을 안대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있다.
올해 선수권 및 대통령 금배 등 굵직한 대회를 석권해 주목을 끌었던 대신고는 정해진 단골이 없어서 각「팀」에서 일찍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특히 「골게터」인 최돈원과 준족의 수비인 김희태에게는 한양대, 연세대 및 각 은행 「팀」에서 그 포섭에 열을 올렸는데 아직은 두고 볼일이지만 이 2명 이외에 FB 장동환을 끼어 연세대에 보내리라는 것이 학교측의 말이다. 그밖에 고아출신인 청소년 대표의 GK 유영화와 FW 안동헌은 기은에 간다는 것이 거의 결정적이다. 영등포공고의 발이 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FW 최용식은 경희대, FW 김건오는 기은, FW 이석운은 성대로 내정되어 좀처럼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것.
이렇게 보면 대학으로서는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등이 「스카우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상이지만 소리 없이 노른자위만을 고른 것은 경희대. 영공의 최용식을 말고도 경희고의 청소년 대표인 이영무와 동아고의 FW 정귀호 등 5명을 확보했다.
고대는 동북고의 장신수비인 황정연 등을 결정했지만 재학생선수가 많아 좀처럼해서는 빛을 볼 수 없다는 약점으로 고교선수들이 기피하는 실정이다.
각 대학이 서울 출신 선수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는데 비해 금융단 「팀」들은 대학진학이 어려운 고아출신이나 부산 등 지방선수들을 대상으로 안간힘을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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