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와의 친분을 생생히 기록|가장 값진 「헤밍웨이」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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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에 이르러 「클로스업」되고 있는 두 위대한 미국 작가 「어니스트·헤밍웨이」 (1899∼1961)와 「프랜시·스코트·피츠제럴드」 (1896∼1940)와의 교분 관계를 더욱 확실히 해주고 있는 「헤밍웨이」의 서한들이 「뉴요크」의 「소트비·파크·베네트」에서 경매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타이프라이터」로 씌어진 이 8점의 편지들은 49년에서 51년 사이 「헤밍웨이」가 「피츠제럴드」의 전기 작가인 「아더·미치너」에게 보냈던 것으로서 이제껏 한번도 공개된 일이 없던 편지들인데 이 편지들은 한결 같이 「헤밍웨이」 자신이 대단치 않게 말했고 주위에서도 그렇게만 알았던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의 교분 관계가 실제로는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할 만큼 가까웠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피츠제럴드」가 「헤밍웨이」의 젊은 시절 「에드먼드·윌슨」「제임즈·조이스」 「에즈러·파운드」 「마르셀·프루스트」 등 다른 위대한 작가들과 함께 「헤밍웨이」의 열렬한 후원자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헤밍웨이」 자신은 「피츠제럴드」가 죽은 후 그에 대해 늘 『나는 아무런 존경심도 갖지 않았다』고 말하곤 했던 것이다.
이제까지 알려지기론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 가 교분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25년 「헤밍웨이」가 편집자로 있었던 「스크리브너」 출판사에 대해 「피츠제럴드」가 도움을 주면서부터였다. 그후 36년 「피츠제럴드」가 「에스콰이어」지에 발표한 글 가운데 「헤밍웨이」의 단편 『「킬리만자로」의 눈』을 언급하면서부터 둘 사이는 가까워지기 시작했는데 40년 「피츠제럴드」가 죽기 바로 전 둘 사이에는 사소한 일로 언쟁이 벌어져 급기야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평론가 「에드먼드·윌슨」은 『둘 사이가 멀어지게 된 계기는 「헤밍웨이」가 캐나다 작가 「몰리·캘러헌」과 권투 시합을 할 때 「피츠제럴드」가 심판을 보면서 한 「라운드」를 13분이나 끌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바 있지만 어쨌든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는 아주 가까운 사이었다가 사소한 일로 멀어지게 된 것 같다.
이번 경매에 붙여진 8통의 편지는 「피츠제럴드」의 전기를 쓰기 위해 「미치너」가 「헤밍웨이」에게 「피츠제럴드」에 관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탁에 대한 답신인데 49년7월6일 자로 된 첫 편지는 『나는 「피츠제럴드」를 매우 누구보다도 사랑했다』고 표현하여 평소 그가 「피츠제럴드」를 싫어했던 것처럼 말했던 것은 다만 「피츠제럴드」에 대한 복합 감정 때문인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 50년4월22일자로 된 편지는 『내가 그에 대해 존경심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은 단순하며 그의 재능에 대해서 이 말은 적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까지 경매에 붙여진 어떤 「헤밍웨이」의 편지보다 가장 값지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들 「헤밍웨이」의 편지들은 아마 4천「달러」(약 2백40만원)에 팔릴 것이 예상되고 있는데 경매주는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뉴요크·타임스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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