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아시아 지향적|비교경제론의 권위 「시무네크」교수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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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비교경제체제론과 계량경제 권위인 「불라디미르·시무네크」(미 「켄트」주립대학교수) 박사가 성균관대학교의 교환교수로 강의차 지난 3일 내한했다.
「체코」출신인 「시무네크」교수는 「프라하」의 「샤르르」대학에서 법학·경제학 박사학위를 얻고 「체코」중앙은행, 재무성, 대통령고문, 「프라하」경제대학 교수 등을 역임한 뒤 68년 소련군 침공으로 미국에 이주, 「켄트」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초. 【편집자주】
-최근의 국제정세와 관련, 세계경제의 최근 추세를 어떻게 보는지?
『세계경제는 현재 「아시아」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구조적으로 「아시아」에 더욱 더 의존하게 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구라파 미주에서부터 그 경제적 중심이 다시 옮겨지는 제삼 시대의 서장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학의 본질적인 관심은 이 같은 경제현실의 다양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전학파이후 달라질 수 없다. 다만 현대경제이론이 기술적으로 더욱 정교해진 것뿐이다.』
「이데올로기」의 측면을 사상하고 「효율성」의 관점에서 양 경제체제를 비교한다면….
『본인이 동구에서 생활하는 동안 소비자로서, 또는 경제정책 입안에 개입해 온 직접적인 경험에 의하면 서구체제(그는 굳이 자본주의를 서구체제, 사회주의를 「러시아」체제로 표현한다)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효율적이라고 본다. 효율성의 핵심은 가격기구이다. 이론적으로는 「러시아」체제가 훨씬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경제의 실제적인 운용에서는 서구체제를 따를 수 없다.』
양 체제의 수정주의적 경향은 어떻게 진전될 것이며 자본주의 체제의 앞으로의 전망은?
『서구체제의 경제발전이 급속하기 때문에 동구체제가 과거 20여년간의 「시스팀」을 지속시킨다면 생활수준이나 소득격차의 「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동구체제가 서구체제와 유사한 「시스팀」으로 일부 전환한다면 「갭」의 확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자본주의 체제는 범세계적으로 「서구적」 계획경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전환은 사회보장제의 확충 등 경제후생에의 증대된 관심에 의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다.』
체제를 불문하고 최근 보호주의적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어떠한 형태의 고립주의도 세계경제 발전에 장애요인이 될 뿐이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특히 대외거래 면에서의 여하한 장벽도 원칙적으로 철폐되어야 한다. 다만 개발도상국의 「자생」「내포」적인 경제적 민족주의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른바 GNP악화에 대한 각계,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제학자들에 의한 도전이 제기되고 있는데-.
『GNP는 최종수요에만 관심을 가지므로 일국 경제의 한 부분을 반영할 따름이며 따라서 GNP 과신은 금물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최종 생산물보다는 중간생산이 더 많은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계량적 파악이 곤란함에도 불구하고 후생개념의 도입 등 보다 포괄적이고 새로운 개념의 정립이 긴요하다.』
-단기예측이 지배적인 정책입안 과정에 경제학자의 참여가 반드시 소망스러운가.
『경제이론가는 그의 장기적인 관심이나 지식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경제에의 관심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10여권의 저서와 7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바 있는 그는 최근 『미국경제의 재정금융 예측「모델」』이라는 사상최대의 「모델」을 완성했다. 15명의 「스태프」를 동원, 3년에 걸쳐 완성한 이 「모델」은 1천개의 방정식을 포함하는 그의 대표작으로 내년 초에 출판된 예정.)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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