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이후 「오버·론」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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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3」 이후 최근까지 금융자금대출 증가액은 5백45억, 저축성예금 증가액은 2백50억원으로서 대출이 예금 증가액의 2배가 넘는 「오버·론」현상을 보이고 있다.
8·3직전인 7월말까지도 대출이 1천5백96억(누계), 저축성 예금이 1천8억원으로서 역시 「오버·론」상태에 있었으나 8·3조처에 따른 대출증가로 「오버·론」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사실 8·3후 금융부문의 자금방출은 매우 활발했다.
금년 1월부터 7월까지의 금융자금대출 증가액은 1천5백96억원으로서 월평균 2백28억원이 나갔으나 8·3후엔 8월 한달 동안에만도 3백9억원이 방출됐고 9월에 들어서도 이미 20일까지 2백36억원이 나갔다.
8·3후의 대출증가분 중 역시 주종을 차지하는 것은 중소기업긴급자금. 대출순증액 5백45억원의 64%인 3백48억원이 긴급대금이다. 그 외에 일반자금으로 1백13억, 상업어음할인으로 8억, 농사자금으로 38억, 급부금으로 41억이 나갔고 우량업체대출은 1억, 기계공업자금은 2억원이 오히려 줄었다.
8·3후의 은행대출은 긴급명령에 따른 자금경색의 타개를 목적으로 긴급자금방출에 주력을 두었기 때문에 일반대출은 아직 관망상태를 보이고있다. 정부는 8·3후 긴급자금으로 1차 2백억, 2차 2백20억, 도합 4백20억원 한도로 자금을 풀고 있다. 따라서 8·3후의 대출증가는 주로 중소기업부문에 나간 것이며 정상적인 금융대출은 아직 틀이 안잡히고 있다.
지역별 대출업적은 대출의 주종을 이룬 긴급자금이 서울·부산에 60%, 지방에 40%씩 정책적으로 배정됐기 때문에 8·3후의 대출순증 5백45억도 대개 비슷한 비율로 나갔다고 추계되고 있다. 우리 나라 은행대출의 80%가 서울과 부산에 집중방출되고 나머지 20%만 지방에 나가는 것이 통례였으나 8·3후엔 다소 지방대출증가가 고려된 셈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과 중소기업은행을 통해 1백45억원이 나감으로써 가장 활발한 실적을 보였고 다음 5개 시은에서 1백46억, 기타은행에서 2백억원이 방출됐다. 8·3후 정부는 비교적 자기여유가 있는 국민은과 중소기은을 통한 자금방출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또 신용대출확대도 재촉하고있으나 긴급자금대출 3백48억 중 신용대출은 95억원으로서 여전히 담보위주에서 못 헤어나고 있다.
8·3후의 예금동태는 9월20일 현재 저축성 예금이 2백50억, 요구불예금이 2백69억이 늘어 요구불예금 증가액이 다소 높은데 이것은 대기자금의 증가로 해석되고있다.
9월에 들어선 자금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이 겹쳤기 때문에 대출증가가 더 높았는데 이 때문에 화폐발행고는 22일 현재 2천2백58억에 달해 8·3후 무려 5백46억원이 격증했다. <최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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