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참패」 충격은 크다|한국 스포츠 중흥 위한 긴급 동의(3)|동독·일본·「쿠바」가 준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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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뮌헨·올림픽」에 참가한 일본과 동독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었다.
체력과 체격이 우리와 비슷한 인근 일본이 금「메달」 13개를 획득한 저력은 무엇이며 지난번 「멕시코·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인 동독이 불과 4년만에 20개로 뛰어 오른 원동력은 무엇인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저력이 끈질긴 근성을 토대로 하는 정신력이며 동독의 원동력이 폭넓은 「스테이트·아마」라 한다면 우리에겐 이들의 장점을 취할 방법을 검토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
일본의 경우 물론 우리 보다는 경제적 뒷받침이 좋고 선수층이 넓은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래도 유근석 한양대 체육대 학장은 일본 「스포츠」야말로 정신력이 좌우하는 것이라면서 「스포츠」는 기술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의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경 「올림픽」에서 『동양의 마녀』로 「데뷔」한 여자 배구는 누구나 다 아는 바와 같이 정신력의 화신, 「다이마쓰」 (대송) 감독은 자기 가정을 버려야했고 선수들은 8년간의 기나긴 연습에 결혼까지 희생했기 때문에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일본 「스포츠」의 장점은 완전 책임제, 일단 「벤치」의 감독을 맡게되면 선수 선발에서부터 금「메달」에 이르기까지 무한의 책임을 져야만 한다. 「뮌헨·올림픽」에서 남자 배구를 우승으로 이끈 「마쓰다히라」 (송평) 감독이 선수들과 4년간의 동고동락을 해온 사실만 보아도 무한 책임제는 실감할 수 있겠다.
그러면 우리 나라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성고 양병룡 체육 교사의 말과 같이 『대표 선수단으로 선발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무사안일주의가 지배하는 「퇴폐 풍조」속에서는 아무리 과학화되고 제도화된 훈련이라 해도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는 결론이다.
지도자 건, 선수 건간에 희생 정신을 바탕으로 꾸준히 전진하는 것만이 일본 「스포츠」계의 장점을 취하는 방법일 뿐.
「스테이트·아마」의 총 본산인 동독의 현실과도 비교해 보자. 정부 예산에 의한 철저한 선수 관리와 우수 선수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은 우리 실정으로 거의 불가능하나 현재와 같은 「스포츠」계의 운영 체제는 다시 한번 검토해 볼 여지가 있겠다.
박철빈 경희대 체육 교수는 현재와 같은 체육계의 운영은 예산의 낭비라고 못 박는다.
연간 2, 3억원의 예산을 가맹 31개 단체에 고르게 나누어주는 비능률적인 운영, 「스포츠」의 목표조차 뚜렷하게 부각시켜 놓지 못한 채 오락가락 하는 우리 「스포츠」의 현실은 기초부터 재검토해야할 단계인 것이다.
금「메달」의 확신이 서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동독의 교훈을 살려 우리도 금「메달」 종목을 과학적으로 선정한 후 체육계 전체의 노력을 경주하여 금「메달」에 도전해 봄직도 하다.
「멕시코·올림픽」 「복싱」에서 은「메달」 2개뿐인 「쿠바」가 그 동안 「복싱」에만 집중 투자, 「복싱」에서 금「메달」 3개와 은과 동「메달」 각각 1개씩 얻었다는 결과는 집중 투자의 효과를 한마디로 실증해준 것이다.
이와 병행해서 국내적으로 「스포츠」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도 중요하겠지만 국제적으로 「코리아」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주는 종목의 개발도 문제. 「쿠바」가 「복싱」을 내건다면 「이란」은「레슬링」이며 「이디오피아」와 「케냐」는 육상, 이렇듯 국가별로 국제 대회에 내세울 전문화 종목을 갖는 추세 속에서 우리도 「코리아」의 「스포츠」를 개발해야할 단계인 것이다.
일본과 같은 정신력의 터전 위에 동독의 집중 투자 방식을 도입한다면 한국 「스포츠」의 내일이 결코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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