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 민족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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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브레즈네프」와 「존슨」과 「두브체크」가 죽었다. 천국의 문턱에서 마지막 소원이 뭐냐는 물음을 받자 「브레즈네프」는 『미국인을 다 죽여주시오』.
「존슨」- 『소련인을 전부 죽여주시오』.
마지막으로 「두브체크」는 말하기를 『이젠 저에게는 아무 소망도 없습니다』.
이 얘기는 미국은 물론이요 소련의 대국주의에 대한 동구의 소국들의 원한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런 일화도 있다. 1969년의 일이다. 어느 대학에서 학생들이 학자·예술가들을 초청해서얘기를 들었다.
어느 여배우의 말이 끝나자 한 학생이 일어나서 『지금 여기 소련의 지도자가 와서 당신의 손에 「키스」하려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저는 기꺼이 그「키스」를 받겠습니다. 저에게도 언제나 하느님의 형벌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으니까요』 .
이렇게 대답한 그 여우는 만장의 갈채를 받았다.
이런 얘기들은 모두 억압된 자유 속에서 「체코」인들의 분노와 슬픔을 표현한 것들이었다.
「두브체크」에 의한 「체코」의 자유화가 있은 1968년에는 이런「애니크도트」가 필요 없었다. 그러나 「두브체크」가 실각하고 「후사크」가 정권을 잡은 다음부터 다시 「애니크도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가령 이런 것도 있다.
체코에는 2개조의 신 헌법이 생겼다. 제1조는 「소련」이 항상 옳다. 제2조는 「소련」이 옳지 않을 때에는 제1조를 적용한다. 이런 것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중립적인 나라는? 그것은 「체코」다. 왜냐 하면 자기 나라의 내정에도 간섭하지 않으니까.』
이런 슬픔을 「체코」의 사람들은 요새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소련의 압력을 받아서 「후사크」는 더욱 더 「체코」사람들의 자유를 억눌러 가고 있는 것이다.
「닉슨」의 중공과 소련 방문이후 세계는 눈에 띄게 동·서의 화해 「무드」에 젖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는 소련은 그런 화해「무드」를 무엇보다도 두려워 하고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동구제국에 자유와 민족주의에의 꿈을 또 다시 키워 놓을 우려가 짙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동구 「불록」안에서는 전에 없이 앙칼진 경화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지난주에 「프라하」에서는 「두브체크」지지자들에게 대한 재판이 있었다.
「크로트」인의 민족주의의 탄압을 위한 재판은 또 8월 1일부터 열린다. 동구의 독자노선이란 것은 당분간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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