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왜 그림이 겹쳐 나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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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높은 건물이나 산의 뒷면 그늘진 곳에서는 흐트러진 약한 전파밖에 받을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흑백의 작은 점들이 많이 보이는 이른바 「스노·노이즈」(snow noise)가 심하거나 건물이나 산에 직접파(방해물 없이 직접 도달하는 전파)가 부딪쳐서 반사되는 반사파 때문에 겹친 그림, 즉 「고스트」(ghost)로 되곤 한다.
반사 파는 직접 파에 비해 그 세력이 약하고 전파가 날아오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직접 파에 의한 그림에 비해 희미하며 우측으로 지연되어 위치하게 마련이다. 산이나 「빌딩」에 가려서 방송국의 송신탑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여러 물체에서 반사되는 반사파만 오기 때문에 그림이 이중삼중으로 겹쳐 깨끗한 화면을 잡을 소가 없다.
그림은 반사 파가 생기는 이치와 2중상의 모양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날 서울근교의 산그늘에서는 TV수상에 많은 애로가 있었으나 작년 말에 TBC-TV가 종합전파 탑으로 옮김으로써 해발450m의 혜택을 입어 원거리나 근거리의 이러한 그늘진 지역은 많이 해소되었다.
그 실례로 불광동·세검동 부근 등 가까우면서도 많은 애로를 지니고있던 지역의 시청 상태가 현저하게 좋아지고, 이제껏 TV를 볼 수 없었던 원거리 지역에서도 TV를 볼 수 있게되어 지방의 수상기 구입이 늘어났다는 업계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아무리 높다해도 높은 건물이나 산의 바로 뒷면은 불가피하게 전파에 대해서 그늘진 곳이 남게 마련이고 이의 해소를 위하여 감도가 좋아서 잘 보이고, 한쪽에서 오는 전파만을 잘 받아들여 그림의 겹침을 적게 할 수 있는 다소자「안테나」 즉 소자수가 많은 「안테나」를 높게 그리고 가장 좋은 위치에다 방향을 맞추어 설치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옆집TV는 그렇지 않은 모양인데 우리 집만이 겹쳐 나올 때, 또는 어느TV방송국「채널」을 돌려도 다같이 겹친 그림이 나올 때, 그리고 갑자기 겹친 그림이 되었을 때는 반사전파 때문이 아니라 그 집의 「안테나」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아도 된다.
이런 때는 대개 실내로 끌어온 급전선(피더)의 「안테나」쪽 접속 부분이 바람에 흔들리거나해서 한쪽이 떨어졌거나, 도중에 이어진 곳의 한쪽이 떨어진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안테나」 소자의 한 두개가 부러져서 일어나는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먼 산이나 건물에 의한 반사가 아닌 그 집「안테나」계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경우는 정상적인 화면 바로 우측으로 가깝고 희미한 그림자들이 여러 개 꼬리를 끌고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직접 파보다 1㎞정도 돌아서 반사되어오는 반사 파에 의한 반사화면은 17「인치」나 19「인치」TV에서 대략 2∼2.5㎝정도 우측으로 지연되어 나타난다는 것을 참고삼아 말해둔다. <동양방송tv기술 국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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