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의 닉슨 양보 본사 특파원들이 본 세계의 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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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 본>
【동경=조동오 특파원】미·중공 공동성명이 발표된 다음 일본정부의 공식반응은『놀랄 것이 없다』는 것이다.
27일 밤 외무성에서 긴급기자 회견을 가진 후꾸다 외상은『코뮤니케의 내용은 예상 대로며, 미-중공 수뇌회담의 결과는 일본의 대 중공 정책과 모순되지 않는다. 미국의 중공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본의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후꾸다 외상은 닉슨 대통령의 중공방문이 아시아의 긴장 완화에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높이 평가하지만 미국이 궁극적으로 대만에서 철군할 것을 명백히 한 것은 닉슨·독트린을 대만에 적용시킨 데 불과한 것이며, 중화민국에 대한 군사적인 약속을 지킨다는 샌클러멘티 회담에서의 미국 측 발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미국이 중국대륙을 밟았다해서 미-중공 관계가 일·중공관계에 앞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작년(71년) 1년 동안 1백 명의 미국인이 중공을 방문한데 반해, 일본인은 6천여 명이 다녀왔으며, 미국의 대 중공 무역거래 액이 연간 5백만 달러였던데 비해 일본은 9억 달러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일-중공 관계 개선을 위해 자신은 물론 사또 수상까지 중공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께시다 관 방 장관은 27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미-중공 합의내용은 예상한대로』라고 논평하고 미국대통령이 일본보다 먼저 중공을 방문할 수 있은 것은 2차 대전 중 일본이 중국대륙에 남긴 손톱자국 때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 손톱자국을 지우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다께시다 장관은 말했다. 그러나 야당과 자민당 일부에서는 미국이 일본과의 약속을 어겼다고 보고, 일본정부는 중화민국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공과 과감하게 관계 정상화를 이룩하도록 28일 개원하는 국회에서 대 정부 공세를 펼 기세이다.
이날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NHK-TV는 즉각 미국 뉴요크·타임스의 제임즈 레스턴 기자와, 후지 TV는 라이샤워 교수와 각각 위성중계로 전화 인터뷰를 갖는 등 일본의 텔레비전 방송들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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