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2조원 … 하메네이 금력도 막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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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4·사진)가 대규모 기업집단을 거느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12일 하메네이가 총자산 950억 달러(약 102조원)에 달하는 37개의 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란 내부자의 제보, 이란 증권거래소의 자료,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 등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 기업 집단의 이름이 ‘세타드 아즈라예 파르마네 헤즈라트 이맘(약칭 세타드)’이라고 보도했다. 세타드 자본의 원천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초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루롤라 호메이니(1900∼89)가 반혁명 세력 등으로부터 몰수한 부동산이다. 호메이니는 혁명 가담 군인 등을 위한 자선사업을 한다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다. 수익금으로 병원과 학교를 짓기도 했다. 하메네이는 이를 물려받아 금융·통신·제약업에도 뛰어들며 규모를 키웠다. 2007년에는 은행 주식을 집중 매입했고, 2009년에는 최대 통신회사의 지분을 사들였다.

 로이터는 “하메네이가 개인 치부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한 해 수십 억 달러의 수익금은 그가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쓰인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은 세타드를 압박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세타드의 공식 관리인 무함마드 모크버를 금융거래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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