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고교에의 문이 넓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10일부터 전기 고교입시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올해는 서울의 경우 세칭 일류고교의 동일계 진학이 모두 없어졌고 중학교무시험 추첨으로 입학한 학생의 첫 고교 응시여서 예년과는 다른 여건에서 고교입시를 치르게됐다.
고교 응시 예정 수는 약8만5천명. 전·후기 1백25개 국·공·사립고교의 모집 정원은 6만5천80명. 약2만명이 고교입시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은 1대1.3으로 전체 응시 생의 23.7%가 낙방된다.
이와는 달리 일류로 향하는 문턱은 여전히 치열, 동계 중학의 폐쇄로 타계 중학 졸업자의 일류고교의 정원은 작년보다 크게 늘어난 셈이지만 예년의 추세로 보아 타도 및 검정시험 합격자, 재수생들의 일류고교의 합격자가 모집정원의 30%가량이나 차지하고 있어 올해 서울 시내 중학교 졸업생의 일류고교 입시경쟁도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는 이른바 일류고교로 통하는 경기·서울·경복·경기여고·이화여고 등 5개 고교에서는 동계 중학 졸업생 때문에 타교 출신은 모집정원의 절반도 못 들어갔다. 이들 5개 고교의 작년도 모집정원은 올해와 같이 4천80명.
이화여고의 1천2백명을 제외하고 4개 고교의 정원은 각각 7백20명.
이들 학교의 작년도 동일계 진학생 수는 모두 2천5백51명이고 타교 출신은 1천5백29명이었다. 타교 출신은 37%밖에 못 들어갔다는 계산이다.
학교별로 보면 경기고교가 동일계 진학이 4백78명, 서울고교가 4백81명, 경복이 4백82명이었다. 경기여고는 4백92명, 이화여고가 6백18명이었다.
나머지는 타교 출신이었으나 타도 및 검정고시 합격자 재수생 등이 46%나 들어있어 서울에서 작년 졸업한 타교생은 54%밖에 못 들어갔다.
시교위 집계로는 5개 일류 고교에도 들어간 타교생 1천5백29명중 4백65명이 타도 출신 학생이고 검정고시 합격자가 52명, 재수생 1백여명, 서울의 타교생 8백11명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달라졌다.
올해는 동일계 중학 졸업생이 없어져 정원은 늘어난 셈이지만 경쟁자가 모든 중학교에 골고루 흩어져 있는 셈이어서 숫적으로는 경쟁자가 더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입학할 수 있는 비율을 다지면 작년보다 많다.
서울시 교위 집계에 다르면 올해 고교입시를 치를 학생은 8만5천여명.
올해 중학교 졸업생 8만6천2백68명(남 4만8천4백8명·여 3만7천8백60명)의 약80%인 6만8천명이고 타도 및 검정고시 합격자, 재수생 등 1만7천명이 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고있다
이 숫자에 따르면 5개 고교에 들어갈 수 있는 비율은 4.7%. 그러나 지난 3년간의 추세로 보아 타도 출신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과 재수생이 이들 일류고교에 약30%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올해 서울 시내 중학교 졸업생은 이러한 점을 고려에 둔다면 전체학생의 4.2%가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학교 평준화가 잘 되어있다는 가정아래 이 계산을 적용하면 60명 정원의 1개 반 석차가 3등만 넘으면 이들 고교에 진학이 가능하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내 전·후기별 학교 분포를 보면 인문계 75개교·사립학교 가운데 전기 고교가 31개, 후기 고교가 44개교이다.
수용 면에서는 전기가 3만명, 후기고교는 3만5천명이다.
세칭 1류 공립고교는 모두 전기고교이고 세칭 1류 사립고교는 일부 고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후기고교로 되어있다.
이러한 전·후기 고교의 분포에 비춰 전기에서 떨어지더라도 후기 1류 사립고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전기일류 공립 고교에 지망하는 수가 더욱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따라서 비율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으나 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작년보다 많은 입시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와 조금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은 입시를 한번도 치르지 않았던 자녀에게 낙방의 고배를 마시지 않게 하려는 심리적 경향이 두드러져 실력에 겨운 학교에 지망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통학거리 등을 과거 어느 때보다 중시하는 학부모도 많아 올해는 시험을 않고 안전하게 진학시키려는 추세가 엿보여 일류 고교의 경쟁률이 조금 둔화될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중학 무 시험진학이 실시되어 첫 졸업생이 올해 고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니 만큼 진학 경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번 입시는 중학 평준화 여부에 대한 증명이 되기도 할 것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원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