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키스탄」전면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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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66년 「타슈켄트」에서 「캐슈미르」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소련에 의해 조정된 이래 한때 조용했던 인도·「파키스탄」은 다시금 전면전쟁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 지난 3일 동「파키스탄」에 대한 서「파키스탄」의 무단정치가 단행된 이래 인·「파」관계는 경화되기 시작했으며 수개월에 걸쳐 국경지대에서는 산발적인 포격전 또는 지상전이 계속되어 왔던 것이다.
이번 인·「파」간 전면전돌입의 이유는 첫째로 동「파기스탄」의 급속한 독립운동, 둘째로 지난 3월이래서 「파키스탄」정부군에 의한 동「파키스탄」 주민들에 대한 무단강압으로 말미암은 약 1천만명에 달하는 이른바 「벵골」피난민의 인도유입, 셋째로 약10만명에 달하는 「벵갈리·무크리·바히니」(동파키스탄해방군)에 대해 인도가 공공연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대한 「파키스탄」 정부군의 반격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특히 금년 3월이래 동「파키스탄」에서 인도로 유입한 약1천만명의 피난민들로 말미암아 인도정부는 월1억불의 난민구제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인도국민은 「벵골」난민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도 전쟁을 하자는 여론조차 없지 않았다. 「벵골」 난민구제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에서도 구제의 손길을 뻗치고 있거니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적십자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대체로 소극적이다.
인·「파」전쟁이 더욱더 격화될 때 어느 편이 유리한 것인가는 지금으로서 속단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군사력에 있어 인도가 월등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파키스탄」 해방군』의 활동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인도가 우세한 것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그러나 인·「파」 양국의 배경을 볼 때, 인도는 지난 8월 소련과 우호조약을 체결한 반면 「파키스탄」은 지금까지 미국의 군원(총 10억불)을 받아왔을 뿐 아니라, 중공과도 그 관계를 밀접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강대국이 개입할 때 인·「파」전쟁의 국면은 다시 국제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지금으로서는 이들 강대국들이 신중한 편이다.
이 인·「파」전쟁을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안보가 개입하는 길밖에 없다는 논의도 있다. 그러나 「유엔」안보리에서의 강대국들의 인·「파」 양국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안에서 어떤 합의가 이루어지기는 퍽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인·「파」전쟁은 교전국간에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파키스탄」의 정책전환이 우선 앞서야만 할 것이다. 즉 서「파키스탄」은 동「파키스탄」주민들에게 대한 무단적인 탄압을 지양하고 1천만 「벵골」 난민들이 귀국할 수 있도록 동「파키스탄」의 사회안정을 이룩하는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인·「파」분쟁의 근본적인 불씨는 70년 12월7일에 있었던 「파키스탄」 제헌의회선거에서 동「파」의 자치를 요구하는 「아와미」 연맹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데 대해 서「파키스탄」이 반발하면서 동선거를 무시하려는데서 나온 것이므로 서「파키스탄」이 동「파」의 「아와미」 연맹당과의 협상과 더불어 「파키스탄」 전체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 그 근본해결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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