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격과 유통 정책을 전망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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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의 양곡정책방향이 급선회하고 있다. 아직도 최종안이 확정되지 못한 채 암중모색하는 단계에서 검토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 등을 통해 새해 쌀 값 및 유통정책의 윤곽을 정리해 본다.<편집자주>
▲내년부터는 정부의 쌀 값 정책이 크게 달라진다는데 그 골자는?
고 미가 정책에 따라 소비자 쌀값을 대폭 현실화하여 가능한 한 일반미 값은 시장기능에 맡기되 연간 24%이상은 값이 뛰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즉 추곡수매 값인 가마당(80촌)8천7백50원을 기준 하여 1년 중 가장 쌀값이 비싼 내년10월에는 쌀값(중품도보)을1만1천원 정도에서 안정시킬 계획이다.
▲정부미에 대해서는? 이처럼 일반미 값을 현실화하고 또 시장기능에 맡김에 따라 정부미도 올해처럼 1년 내내 계속방출 하지를 않고 본격적인 단경기인 내년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그리고 정부미방출 값도 올해처럼 고정하지를 않고 일반미 값과 같게 하거나 또는 비슷한 수준에서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올해처럼 정부미를 일반미보다 지나치게 싸게 방출함으로써 나타난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 쌀값을 대폭 현실화한다면 앞으로 쌀값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 농림부는 연말까지는 대체로 가마당(80㎏) 도매9천원 이하, 그리고 내년 봄부터는 1만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 이를 쌀값 유지선으로 잡고있다.
이러한 전망은 예년의 경우 11월부터 새해1월까지 3개월 동안 햅쌀 출회량이 총 상품화 량의 50%에 달하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에 쌀값은 약세를 면치 못한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있는 것이다.
한편 2월께는 학자금수요 등으로 농촌의 쌀 출회가 늘어나 쌀값은 다소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3월 이후부터는 정부미 방출이 없는 한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5월 이후 본격적인 단경기에 가서는 가마당 1만원 선을 훨씬 넘어서 농림부의 쌀값 유지선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미 방출시기는 반드시 5월∼m월로 제한되는 것인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예컨대 3월에 쌀값이 농림부의 쌀값 유지선인 가마당 도매 9천4백50원을 훨씬 넘어 정부미방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정부미를 방출하되 올해처럼 등록소 정상에 배우, 소매토록 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제로 한다든지 또는 한꺼번에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쌀을 대량 방출함으로써 일반미 값을 떨어뜨리는 방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방축 방법전환은 한 시장에 미질 이같은 데도 불구하고 싼 정부미와 비싼 일반미라는 두 가지 종류의 쌀이 있기 때문에 싼 정부미에 대한 수요 내지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폐단을 시점, 앞으로는 정부미도 일반미도 아닌 「쌀」하나만 유통돼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정부미 방출량도 크게 신축성을 띠게 될 것이나 방출량이 8백만 섬에 달한 올해보다는 훨씬 줄어들어 4백만섬 내지6백만 섬 정도가 될 전망이다.
▲정부미 방출 대상지역은? 올해에는 처음에는 전국 52개 지역에 방출하다가 1단계로 20개 지역으로 축소했으며 10월 이후에는 일부 대도시에만 방출했었는데 내년에는 처음부터 대상지역을 크게 줄일 방침이다. 그 대신 보리쌀은 대상지역을 확대, 방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쌀과 잡곡을 섞은 혼합양곡은 어떻게 방출한다는 것인가?
쌀 소비절약 시책의 하나로 오는 12월부터 서울·부산·대구 등 3개 도시에서 시험판매 할 예정이다.
즉 쌀75%, 누른 보리쌀 25%의 비율로 섞은 것을 10㎏(한말은 8㎏)씩 폴리에스터 포장을 해서 팔게 된다.
가격이나 판매방법 등은 아직 결정 된지 않았다.
이러한 혼합양곡을 일반이 외면해서 잘 팔리지 않을 때는 정부미에다 일정한 비율의 보리 쌀 등 잡곡을 의무적으로 끼워서 팔게 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혼식장려시책으로 쌀값과 보리쌀 등 잡곡 값에 정책적으로 차등을 둔다는데?
쌀 소비절약을 위해 보리쌀값은 쌀값의 절반수준으로 유지하고 밀가루 값은 환율인상 등 큰 외적요인이 없는 한 현재보다 더 올리지 않도록 행정력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즉 보리쌀은 정부가 보유하고있는 약1백만 섬 이외에 미국 등에서 20만t이 상도입하여 물량이 모자란 올해와는 달리 싼값으로 무제한 방출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현재 방출되고 있는 정부 보리쌀값은 가마당(76.5㎏) 소매 3천4백원으로 연말까지는 값 변동이 없을 예정이나 내년부터는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마당4천원선 이하에서 결정될 전망이기 때문에 올해보다 미맥가격차가 더 확대되어 보리쌀 혼식이 더 유리할 전망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시책이 실시되면 내년에는 쌀 소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명확한 전망은 불가능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도의 전제 쌀 공급량은 올해보다 적다는 것이며 따라서, 잡곡 혼식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계속 쌀 수요가 늘어나면 또 다시 쌀 소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싼 잡곡을 이용해서 그만큼 쌀 소비를 줄이면 내년의 쌀 사정은 그렇게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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