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피플] 反戰 활동 벌인 마틴 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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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NBC방송의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미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서관을 의미)에서 대통령역을 맡은 인기배우 마틴 신(62)이 이라크 전쟁 반대를 외쳤다가 중도하차 압력을 받았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4일 보도했다.

방송은 신이 지난주 백악관에 e-메일과 팩스.전화로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는 온라인 시위를 주도한 데 대해 비판자들이 "'웨스트 윙' 출연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쉰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NBC 간부들이 "반전 활동으로 드라마의 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입장을 전국적인 토크쇼에서 밝히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NBC 측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만큼 우려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신은 또 "온라인 반전 시위 이후 엄청나게 많은 협박 메일을 받았으며, 길거리에서도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 영화배우조합 대변인은 "배우가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고 해서 배역을 위협받거나 협박을 받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로 1950년대의 매카시 선풍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매카시 선풍'은 동.서 냉전시기에 문화계의 좌익분자를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수백명의 헐리우드 스타들을 영화판에서 내쫓은 것을 말한다. 당시 인기 영화배우 겸 감독이었던 찰리 채플린과 오손 웰스,인기 극작가 아서 밀러 등이 '매카시 선풍'으로 헐리우드를 떠나야 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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