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증산 하늘 도움 있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팔당 발전소는 왜 건설비가 더 들었느냐』『답변에 자신이 없다』『감사원의 판상판정을 받은 부정직원을 어떻게 조치했느냐』『18만원은 판상 받고 69만원이 남았으나 해임하면 판상 능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재임시키면서 월부판상을 받고있다.』
13일 상공위의 한전감사에서 김상복 한전사장은 답변을 머뭇거리며 직원석을 돌아보거나 책잡힐 답변을 많이 해서 밤11시까지 감사 아닌 일문일답식 심문이 계속됐다.
김응주 의원은 이런 김 사장에게 『취임 3개월이면 운영실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취임 4개월이 돼서도 이러면 곤란하다』고 했고 김승목 의원은 『감사받을 준비나 돼 있는 지부터 알아봐야겠다』해서 10분간 정회를 요청하는 등 감사속도가 부진하자 오학진 상공위원장은 『뒤에 모여있는 회사간부들은 무엇 하러 나놨느냐』고 짜증. 이로부터 김 사장 뒤에는 4, 5명의 이사와 부장들이 늘어서 답변 자료를 릴레이 해야했다.
재무위의 13일 한국은행감사는 막바지에 문상철 조흥은행장의 답변 태도 문제로 한 차례 고비를 겪었다.
이날 밤 9시가 넘어 보충답변을 한 문 은행장은 야당의원들의 책임 추궁 질문에 대해 숫자적인 간단한 풀이만을 하면서 『그 말씀은 사실과 다르다』『그건 모르는 일이다』『이자대출은 불건전한 것이 아니다』란 식으로 일축일변도로 답변을 한 것.
이에 신민당의 이둔남 김경인 홍영기 의원 등이 『이자 대출이 당연하단 말이냐』『답변 태도가 그게 뭐냐』『국회의원이 바지저고리 인줄 아시오』 『행장이면 다냐』고 벌떼 같이 일어난 것.
결국 문 은행장의 사과로 간신히 수습됐지만….
경제기획원은 김학렬 장관이 때 맞춰(?)입원하고 장례준 차관은 불성실한 답변을 해서 한 때 감사가 중단됐다.
장 차관은 식량문제에 대해 『식량증산은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면서 벙글벙글 웃는가하면 외자업체의 외채상환 압박에 따른 금융질서 문제엔 『재무부서 다를 문제여서 잘 모르는데 앞으로 공부하겠다』고.
그러자 고흥문 의원이 『국회의원을 희롱하는 거냐, 이런 답변을 듣기 위해 감사하는 줄 아느냐』고 화를 냈고 한병채 의원은 『근대화라면서 식량 자급은 하느님 덕분이라야 한다니 우린 아직 부족민이란 말이냐』면서 선서 자격도 없는 차관을 상대로 더 이상 감사할 수 없다해서 「세브란스」에 입원중인 김 장관을 하오 회의에 불러내기로 하고 정회한 것.
또 농림위의 농협감사에선 박남한 서울우유조합장의 기발한 답변으로 웃음만이 벌어지기도 했다.
웃음을 자아낸 답변은 『작년에 흑자를 본 우유조합이 금년에 적자를 내고있는 이유는 전임자들이 들어먹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정규헌 의원 질문에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라고 한 것과 『법적으로 면세 받을 수 있는 세금을 8천 만원이나 납부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천명기 의원의 질문을 『높으신 여러분이 고립 층에 건의해서 해결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받아넘긴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