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매각 협상 결렬 … 독자생존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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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을 찾는 데 실패한 블랙베리가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고 구조조정에 나선다. ‘독자생존’으로 노선을 바꿨다.

 블랙베리는 4일(현지시간) “캐나다 페어팩스 금융지주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며 “전략적 대안 찾기는 오늘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블랙베리는 지난 8월 이사회를 거쳐 매각을 추진해왔다. 한 달 넘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대주주였던 페어팩스가 47억 달러(약 5조원)에 블랙베리를 사들이겠다며 지난달 23일 잠정 협약을 맺었지만 그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인수 계획이 발표되고도 블랙베리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 본전도 못 찾겠다 싶었던 페어팩스가 막판에 손을 뗐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게 결정적 이유였다. 레노버, 페이스북, 퀄컴은 물론 블랙베리 공동 창업자인 짐 발실리와 마이크 라자리디스가 새로운 인수자로 거론되긴 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페어팩스는 블랙베리를 직접 인수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투자자와 함께 전환사채(CB) 인수 방식으로 1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블랙베리는 이날 존 첸을 새로운 사장으로 영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블랙베리는 신임 첸 사장의 지휘 아래 구조조정을 거쳐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분석을 빌려 “이미 기업 가치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며 “독자생존을 선택했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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