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IECOK총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5차 대한국제경제협의체(IECOK) 연차총회가 28일부터 2일간 일본 동경에서 열린다.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13개 회원국들의 경제협력실적을 보고하고 농업개발 등을 위한 10건 1억7천6백만「달러」의 차관공여를 요청하리라 한다.
또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제3차 5개년 계획을 설명하고, 그에 소요되는 외자 38억「달러」중 이미 확정된 16억2천만「달러」를 제외한, 22억4천만「달러」의 외자조달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IECOK는 대일 경제협력 면에서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주었던 것이며, 관계국간의 상호이해증진에도 많은 공헌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국제경제질서의 혼란이 거듭되고, 결국 「닉슨」의 8·15 비상경제조치로 귀결된 통화파동은 오늘날 국제경제질서의 여러 면에 새로운 양상을 나타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의 기본조류가 날로 보호주의적인 색채를 짙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 후진국 자본협력도 가일층의 축소를 불가피 하게 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엄중한 국제경제 사정 밑에서 IECOK가 앞으로 대한경제협력문제를 어떤 태도로 밀어줄 것이냐는 우리로서 가장 큰 국가적 관심사의 하나라 하겠으며, 이번 총회가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제3차 5개년 계획의 집행가능성을 가름하는 신호대가 될 공산이 짙다 하겠다. 즉 이번 총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국제경제의 이상조류에도 불구하고 IECOK회원국들이 앞으로도 우리에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외자를 충분히 제공해줄 것이냐를 대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회의 분위기를 면밀히 파악하고 주요 선진국들의 협력자세를 확실히 해두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하고자한다.
다음으로, IECOK총회가 우리의 외자도입을 위한 창구역할을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우리는 IECOK를 통한 무역신장문제를 신중히 타진해둘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오늘날 국제경제동향이 우리의 대 선진국 수출증대를 날이 갈수록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주요 선진국들이 회원으로 되어 있는 IECOK총회를 순전히 외자도입을 요청하는 기회로만 삼아오던 종래의 방식을 어떻게든 수정하는 노력을 시도해 봄직 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여 우리의 국제수지 사정이나, 차관원리금 상환수요사정 등으로 보아, 주요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계속 증가하지 않고서는 신규차관을 더 얻어 온다 하더라도 곤란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협력을 하는 이들 주요 선진국들로 하여금 우리의 상품을 보다 많이 받아 들이도록 추진함으로써 상호시장확대를 통한 협력의 증진이라는, 보다 높은 차원의 협력관계를 이루도록 우리가 유도해야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본을 도입함으로써 그들의 시장을 넓혀주는 대신, 그들로 하여금 우리의 상품을 수입케도 함으로써 우리의 시장을 넓혀 가는 것이 진정하고 바람직한 협력임을 우리로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정부는 IECOK총회에서 이미 도입된 차관의 원리금상환기일을 연장하는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해야 할 줄로 안다. 우리의 실정으로 보아, 이제 집중적인 압력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원리금상환수요를 대폭 연기하지 않는다면, 외환 면의 압박을 수화할 적절한 대안은 사실상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