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효능 세 피임물질 「GR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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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달에 한번만 약을 복용해서 피임이 될 수는 없을까. 이는 피임을 원하는 부인이나 피임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학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숙원이 한 학자의 각고의 노력으로 실현될 전망이 밝아져 화제가 되고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로제·기유맹」박사. 그는 자기가 새로이 개발한 피임약을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효과가 1백% 확실한 경이적인 것』이라고 표현한다.
미국 「소크」연구소에서 피임약 개발에 몰두하고있는 「기유맹」박사는 작년 8월 피임물질인 「GRF」(생식선자극 「호르몬」방출인자)의 분리에 성공, 이 물질이 바로 여성의 생리주기를 「컨트롤」, 피임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GRF」는 뇌의 「하이포탈라무스」에서 생산되는 물질이다.
「GRF」는 여성의 생리주기를 결정하는 「호르몬」을 방출하도록 태하수체에 명령을 내리는 기능을 지니고있다. 그러므로 생식선자극 「호르몬」방출인자라고 불리운다.
「기유맹」박사는 「GRF」를 양의 뇌에서 분리하여 실험한 결과 부작용이 전혀 발견이 되지 않고 피임효과도 1백%였다고 발표하고 이 약이 보편화 된다면 인구문제도 완전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한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과장 박찬무 박사는 「1개월에 한번 약을 복용해서 피임이 된다면 퍽 이상적일 것』이라고 논평하면서 「GRF」가 아직 합성되지 않고 있으므로 「일반에게 보편화되려면 5년 정도는 지나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다.
지금 널리 사용되고있는 먹는 피임약은 일정기간 복용하다가 며칠 쉬어야하는 불편한 점이 있다고 지적한 박 박사는 『한달에 한번 먹어서 피임이 된다면 그런 불편은 자연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먹는 피임약의 복용방법은 월경이 시작되는 날부터 제5일째 되는 날에 매일 한알씩 저녁 식사 후 또는 취침시에 복용해서 21일간 계속하다가 1주일동안 쉬도록 되어있다.
이처럼 피임약의 사용방법이 까다롭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악심·구토·체중증가 등 부작용이 초래되는 때가 많으므로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는 부인들이 많다고 유훈 박사(한일병원원장·산부인과)는 지적한다.
실제로 임상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피임약 중단이유로 가장 많이 드는 것이 구토증과 비대라고 유 박사는 밝힌다.
그러므로 「기유맹」박사가 새로이 개발한 피임약이 보편화 된다면 이러한 불편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유 박사는 전망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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