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로 화백 서서 서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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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재불 화가 이응로씨는 스위스의 「오베르니에」에서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4일부터 1개월간 이곳 「누메가」제 2화랑 개관 기념 전으로 초대된 그의 개인전엔 신작 회화 작품 53점을 비롯해 조각·「타피스리」가 아울러 출품됐다.
한동안 한글을 기호처럼 꾸며 화면 구성을 해오던 그는 한 걸음 발전시켜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부호로 화폭을 가뜩 메우고 있다.
스위스의 저명한 평론가 「P·L·B」씨는 「엑스프레스」지를 통해 다음과 같은 평을 했다.
『「엑조틱」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 받은 고암 이응로 화백은 12년 전부터 파리에서 살고있으나 프랑스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불 타협적인 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극치의 조화를 이루고 화면엔 부드러움과 정적이 흐른다. 흰 바탕에 점철된 붉은 색의 타피스리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행렬처럼 평화롭다. 그의 유화 위에 나타난 어떤 형상의 기호들은 조용히 들어야 할 신비스런 시와도 같다.<파리=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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