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직은 여성 전용이 아니다"|미 비서학교에 첫 남자 등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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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개 비서직하면 곧 여성을 생각하듯이 여성의 직업처럼 되어버린 비서직은 60년 전만해도 남자들이 독차지하던 직업이었다.
그 당시 이 남성독점분야이던 비서직에서 여자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 1911년 「캐더린·M·깁즈」여사는 그의 이름을 따 비서학교를 설립, 속기와 그밖의, 사업상의 잡무처리방법 훈련을 시켜 여자들을 비서직에 진출시졌다. 그러나 과거 45년 동안 여성들은 비서직을 독점하다시피 하였으나 그 분야에서의 지위는 조금도 향상되지 않고 오히려 위축되있는 형편이다.
최근 이 비서학교의 한 과정에 최초로 등록한 남자가 생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하이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티븐·코반」군(22)은 「아테네」에서 「캐더린·깁즈」 예비과정에 등록 8주 동안의 훈련을 받고 비서직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학교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처음 광고나 출판계통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려고 했으나 아무도 그에게 비서직을 선뜻 제공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그가 단순히 남자이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역시 대학을 졸업한 여자친구로부터 「깁즈」과정에 대해 듣고 그 과정에 등록 훈련으 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뉴요크」에서 양친과 함께 살고 있는 「코반」군은 1분에 70단어라는 속기술과 30∼35단어의 「타이프」실력, 비서직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가지고 곧 졸업하게 된다.
『만약 내가 일생동안 비서직에 종사하게 되면 아마도 나는 아주 위축되고 은둔자가 될 것』이라는 그는 비서직이 그에게 제공된다면 그 분야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소감을 말했다.
「미라·브룩스」여사는 평화 봉사단을 포함한 연방 자원 계획협회의 신 회원들을 위한 특별 보좌관으로 「코반」군을 고용하려는 이유를 그의 아이디어와 우수한 능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비서는 반드시 여자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비서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 전화 회사에 근무했던 그는 그 일이 일생을 위해서는 비서보다 우수한 직업이며 보수가 많고 일은 더 쉬울거라고 했다.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낮은 보수로 이 일에 불평 없이 종사하는 것에 대해 『여성들 자신이 여성이 열등하다는 관념에 젖은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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