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빈 메타는 야외무대 '체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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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일 상암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지휘 주빈 메타)의 내한공연은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이 국내에서 펼치는 본격 야외 콘서트다.

빈 필하모닉이 주최 측인 MBC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야외공연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월드컵 개막 경기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빈 메타와 빈필 단원들이 모두 열렬한 축구광이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폴카는 원래 빈 교외의 한적한 공원에서 열리는 소풍이나 무도회를 위해 작곡됐다.

마치 한국과 오스트리아 팀이 상암 경기장에서 친선 경기를 하듯 이날 공연은 양국 국가에 이어 월드컵 송 연주로 시작된다. 협주곡도 야외 공연에 어울리는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바이올린 장영주),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장조'(트럼펫 한스 페터 슈)로 골랐다.

주빈 메타는 남달리 야외무대에 서기를 좋아한다. 로마시대의 검투사를 연상케 하는 근육질 상체에서 빚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리듬은 호탕하며 시원시원하다. 그가 야외무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최근 10여년간 그의 주요 공연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1990년 텔아비브 야외무대에서 베를린필과 이스라엘필의 합동공연 지휘▶90년 7월 로마 카라칼라 목욕탕 유적지에서 '스리 테너 콘서트'지휘▶94년 7월 LA 다저스 구장의 '스리 테너 콘서트'지휘▶96년 8월 덴마크의 헤넬란트 아레나 야외무대에서 피렌체 오페라를 이끌고 베르디의'레퀴엠'공연▶98년 9월 베이징(北京) 자금성 야외무대에서 푸치니의 오페라'투란도트'지휘▶99년 6월 텔아비브 정도 90주년을 맞아 이스라엘필을 이끌고 야콘 공원에서 무료 콘서트 개최 ▶99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60주년을 맞아 독일 바이마르 근교의 티에푸르트성에서 이스라엘필과 바이에른 국립 교향악단, 프라하필 등의 합동공연 지휘▶2000년 5월 오스트리아 빈 시청앞 광장에서 빈 심포니의 비엔나 페스티벌 개막공연 지휘▶2003년 7월 8일 뮌헨 바이에른 국립오페라앞 막스 요제프 광장에서 바그너로 무료 야외공연 지휘 예정. 공연문의 02-368-161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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