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0만병의 포도주 지키기…『「산타·비토리아」의 비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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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로버트·크라이튼」의 「베스토·셀러」 『「산타·비토리아」의 비밀』의 동명영화. 제목이 주는 인상은 무겁지만 실은 가볍게 볼 수 있는 「하이·코미디」다.
2차 대전 말기 「이탈리아」의 「산타·비토리아」가 무대, 그곳에 주둔하는 독일군에게 생명과도 같은 포도주 1백30만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장을 비롯한 모든 시민들이 합심하여 포도주를 감추는데 성공한다는 줄거리.
『누가 만찬회에 올까요』로 일약 세계적 감독으로 각광받은 「스탠리·크레이머」감독은 주인공 「봄보리니」시장 역에 「앤더니·퀸」을 기용함으로써 원작보다 훨씬 가볍게 다룬다는 의도에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영화를 찍을 때(68년) 이미 60줄에 접어든 「앤더니·퀸」과 그의 상대역 「안나·마냐니」는 노 배우가 보일 수 있는 가장 원숙한 연기의 표본을 보여 준다. 이 영화에서는 양념 격인 「비루나·리지」도 폭넓은 연기로 조화를 이루었다.
장관은 전 시민이 총동원되어 1백만 병의 포도주를 나르는 장면과 독일군이 물러간 뒤 역시 전 시민이 즐겁게 춤추는 「라스트」·다소 지리할 만큼 오래 계속되지만 여러 사람의 표정을 각기 다른 각도에서 잡는 새 수법이 특이하다. 「유나이티드·아티스트」제작 「칼라·시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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