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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외시키지 않았어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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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틀간의 한미안보회의에선 정래혁 국방장관이 생산적 회의를 내세워 구체적인 합의를 보려는데 대해 「레어드」장관은 「닉슨·독트린」의 「파트너쉽」만을 강조하여 난항이 많았다고.
실질토의에 들어간 13일 하오의 정·「레어드」단독회담에선 두 대표간의 의견차이가 많아 3시간 동안의 회담동안 차 한잔 날르라는 말도 없었고 「레어드」는 회의도중인 4시반쯤 잠시 나와 미측대표단끼리 따로 회담을 갖기도.
공동성명도 난산이어서 발표가 2시간이나 늦춰졌는데 『향토예비군이라면 의회에서 안 도와준다』면서 「밀리터리」(군대)란 말을 넣으라 하여 영문엔 「군사예비대」란 표현으로 고치는 등 자구수정도 했다.
신민당은 전당대회 6일을 앞두고 각 파의 조직점검과 조정이 병행되고 있다.
14일 아침 8시 국제「호텔」에선 김대중씨와 이철승씨가, 11시엔 「뉴코리아·호텔」에서 김대중씨와 김영삼씨가 두 번째 회담을 했다.
국제호텔 회담에서 이철승씨는 『개원을 앞둔 지금 주류·비주류가 경쟁하는 것보다는 파벌색이 없이 중화역을 할 수 있는 김홍일씨를 당수로 함께 밀자』고 제의하자 김대중씨는 『선거 후에 내가 당내에서 많이 몰렸다』면서 『애초에 주류가 나를 소외시키지만 않았어도 김홍일씨를 밀 생각이 있었지만…』이라고 뒷말을 흐렸다고.
이 회담에 동석했던 정헌주씨와 이중재씨는 『김대중씨가 피해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면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았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으나 다른 대부분의 간부들은 『자기구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한다는 것은 전 대통령후보로서의 당직대우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류측의 어떤 배려가 없는 한 어려울 것 같다』고.
26일 8대 국회개원식이 도별로 여야가 섞어 앉던 개원식 전례에 따르지 않고 공화당이 의장석을 향해 왼쪽, 신민당이 오른쪽에 앉도록 좌석배치를 한 것은 의장단 선출에 대비한 여야의 전략 때문인 듯.
여야의원들이 섞어 앉으면 낯이 선 초선의원들이 많아 총무단의 지령전달에 불편하다는 것.
이렇게 여야가 갈라서 도별로 앉게되자 공화·신민 양당에선 각기 당고위간부(공화당의 경우 김종필 정일권 백남억 백두진 의원)의 좌석을 맨 앞줄에 마련할 예정이다. 또 개원식엔 이례적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할 것 같다. 정부·여당은 지난번 취임식 때의 야당의원 참석 등 모처럼 성숙된 여야협조 분위기를 키우기 위해 대통령이 개원국회서 치사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의전과 경호 등을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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