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 정화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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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의 밤거리 정화운동이 시작되었다. 6·25사변 스물 한 돌인 25일 밤 양탁식 서울시장을 비롯, 여성단체 협의회 등 회원 3백여 명은 「퇴근후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밝은 거리 명랑한 시민」이라고 쓰인 휘장을 두르고 종로·중구의 유흥가와 번화가를 4개 반으로 나눠 길가는 청소년들이나 취객들에게 『밤거리 정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많은 협조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말과 함께 시에서 준비한 3만장의 사회정화 「팸플릿」을 나눠주며 일찍 집에 돌아가기를 권유했다.
이날 밤 9시부터 「술은 적당히·생활은 실속 있게·옷차림은 간소하게」라는 「피키트」를 앞세우고 무교동일대의 유흥가 밤거리 정화에 나선 양탁식 서울시장은 인도에 의자를 내다놓고 앉아 쉬는 사람들에게 『통행에 방해가 되니 안으로 들어가 쉬십시오』라고 권유 하기도하고 대학 「배지」를 단 여대생들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오』라며 「팸플릿」을 쥐어주자 여대생들은 얼굴을 붉히며 달아나기도 했다.
양 시장 일행이 무교동입구에 들어서자 단속 직원들은 차·보도에 늘어섰던 노점상들을 몰아내느라고 한때 소란을 빚었다.
밤거리 정화를 호소하는 많은 「피키트」와 휘장을 든 정화 반이 유흥업소 입구에서 자리를 잡자 부근 「바」「카바례」의 종업원들은 『오늘저녁 장사는 다했다. 왜 하필 우리 집 앞에서 야단이냐』며 상을 찡그리기도 했다.
서울시는 8월말까지를 밤거리 정화운동 기간으로 정하고 매일 1회씩 각 사회단체의 협조를 얻어 부정기적으로 계몽과 선도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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